속삭이는 산하
하루가 다르게
쌓여가는 낙엽들,
약한 바람에도
아무런 저항 없이
떨어지고
뒹구는 낙엽을 보노라니
아!
이제 가을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가을아!
가을아!
떠남을 피할 수 없다면
너 혼자만 가지 말고
내 그리움과 함께 가주지 않으렴,
걷고 또 걸었습니다
하늘을
바라보고
또 바라봅니다
그동안
나의 영혼을 충만케 했던 둘레길,
오늘도
물소리와 새소리가
그리고
흙내음새와 대지의 숨결이
서서히 가슴으로 스며듭니다.
산하가 속삭입니다.
침묵하여라!
서둘지 말고 천천히 천천히!
라고
~ 북한산 둘레길에서, 글 사진= 박시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