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나훈아(77·본명 최홍기)가 팬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가요계 은퇴를 시사했다. 데뷔 58년만이다. 이번 콘서트가 마지막 콘서트' 계획임을 밝혔다.
나훈아는 27일 소속사를 통해 '고마웠습니다!'라는 제목의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는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며 "박수칠 때 떠나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세월의 숫자만큼이나 가슴에 쌓인 많은 이야기들을 다 할 수 없기에 '고마웠습니다!'라는 마지막 인사말에 저의 진심과 사랑 그리고 감사함을 모두 담았다"고 썼다.
나훈아는 "긴 세월 저를 아끼고 응원해줬던 분들의 박수와 갈채는 제게 자신감을 더하게 해줬고, 이유가 있고 없고 저를 미워하고 나무라고 꾸짖어 주셨던 분들은 오히려 오만과 자만에 빠질뻔한 저에게 회초리가 되어 다시금 겸손과 분발을 일깨워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편지 끝에 '마지막 콘서트를 준비하면서'라는 문구를 덧붙였다.
이번 공연이 그의 마지막 무대임을 시사했다.
나훈아의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는 오는 4~7월 인천, 청주, 울산, 창원, 천안, 원주, 전주 등에서 열린다.
나훈아는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뒤 58년 동안 가요계를 지켰다. '무시로', '잡초', '갈무리', '울긴 왜 울어'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사랑받았다.
2022년에는 데뷔 55주년 기념 콘서트로 무대에 올랐다.
작년 12월에는 단독 콘서트 '12월에'를 열기도 했다.
앞서 나훈아가 지난 2020년9월30일 kbs 2tv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무대에서 언급한 말들은 아직 생생하다.
“우리는 많이 힘듭니다. 우리는 많이 지쳐 있습니다. 옛날 역사책을 보면 제가 살아오는 동안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습니다. 이 나라를 누가 지켰냐 하면 바로 오늘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지켰습니다. 여러분 생각해보십시오. 유관순 누나, 진주의 논개, 윤봉길 의사, 안중근 열사 이런 분들 모두가 다 보통 우리 국민이었습니다. IMF때도 세계가 깜짝 놀라지 않았습니까. 집에 있는 금붙이 다 꺼내 팔고, 나라를 위해서.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이 세계에서 제일 위대한 1등 국민입니다.”
나훈아는 당시 2시간 30분의 공연 동안 트롯뿐만 아니라 국악, 록부터 직접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까지 선보이며 홀로 약 28곡을 소화해내 여전한 저력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