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와 눈사람
2025-12-05 15:12:11
첫눈
엊저녁
첫눈이 내렸다.
모두들
첫눈이 내리는 하늘을 보며
즐거워하는 모습
나도 함께였다.
아침에 일어나
눈 덮인 구파발천을 걸으며
아름다운 백설의 세계
시려오는 손을 불어가며 만끽하는
순간
눈을 뒤집어쓴 초목을 보며
얼마나 추울까 생각에
한 그루 나무를 향해
따스한 입김을
힘껏 불고 또 불었다.
사람은 추우면
두꺼운 옷을 입는데
산천초목은
완전 무방비 상태이니
얼마나 춥고 힘들까
생명의 강인함에 앞서
안타까운 마음이
소리 없이 와 닿는다
빠알간 홍시를
열심히 까먹는 까치와
의젓한 눈사람을 바라보면서.
그래
아무리 추워도
너희들이 감당할 몫이요
우리들 또한
감당할 삶이 있으려니. 글 사진=박시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