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염장을 지른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결국 낙마했다.
이 차관은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비판 여론에 “정부 정책으로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집을) 사면 된다”고 응수해 물의를 빚었고, 정작 본인은 전세를 끼고 고가 주택을 사는 ‘갭투자’를 해 논란을 일으켰는데도 유튜브 사과를 하면서 “사퇴는 없다”고 버텼지만 들끓는 민심에 밀려 옷을 벗었다.
국토교통부는 24일 공지를 통해 “이 차관이 사의를 표명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은 이 차관의 사의를 수용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물러나기로 한 것은 관련 논란이 계속 이어질 경우 정권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수요자 반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 차관 논란이 장기화하면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민심악화가 심화될 우려가 여권 내부에서 제기됐다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박지원 의원 " 이상경, 아주 파렴치한 나쁜 사람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사퇴시켜야"
이상경 국토부1차관이 23일 국토부 유튜브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토부유튜브캡처
“지금 돈 모아 나중에 집 사면 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에 대해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국민의 말초신경을, 아주 비위를 상하게 그따위 소리를 하면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좋다"고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 우리 국민들은 병역, 입시, 아파트 한 채. 가장 민감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해임안을 김민석 총리한테 내는 것이 좋고, 대통령은 무조건 책임을 물어서 내보내야 된다"며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최측근인 이 차관 '읍참마속'을 압박했다.
그는 서울아파트값 재폭등에 대해서도 "그러한 책임을 오세훈, 윤석열한테 돌릴 필요 없다. 지금 현재의 책임은 우리 정부에 있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에게 잘 설명해 나가야 될 국토부, 부동산 책임자인 차관이 자기는 가지고 있으면서 국민 염장 지르는 소리 하면 되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이 대신 대국민 사과를 한 것과 관련해선 "한준호 최고위원이 사과하는 것을 보고 당이 부적절했다고 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잖나"라고 반문한 뒤, "그런데 오늘 아침까지도 차관은 미동도 안 한다. 오동잎 떨어지면 가을이 온 것을 알아야 된다. 당 최고위원이 사과를 한다고 하면 '내가 책임져야 되겠다', 이걸 알아야지"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알면서도 '버티면 되겠다' 하겠죠. 아주 파렴치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가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나아가 "오늘 아침 보도 보면. 돈도 29억 가지고 있으면서 갭 투자하고 아파트도 좋은 거 가지고 있고"라며 <중앙일보> 보도를 거론한 뒤, "자기는 하고 남은 못하게 하고, 차관은 하고 돈도 가지고 있으면서, 그건 나쁘다"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상경 "배우자가 실거주 위해 매입했지만 국민눈높이에 한 참 못 미쳐 "
그러자 이상경 차관은 이날 오전 국토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부 고위 공직자로서 국민 여러분 마음에 상처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지만 사퇴와 관련된 언급은 없었다.
이 차관은 ‘스트레스 받지 말고 집값 떨어지면 사라’는 발언과 관련해선 “국민 여러분께 정책을 보다 소상하게 설명드리는 유튜브 방송 대담 과정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열심히 생활하는 국민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부인의 경기 성남 아파트 갭투자 논란에 대해선 “제 배우자가 실거주를 위해 아파트를 구입했으나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는 한참 못 미쳤다는 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재차 사과 말씀을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제자신 다시한번 되돌아보겠다”며 “앞으로 부동산정책 담당자로서 주택시장이 조기에 안정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차관의 이날 유튜브 사과는 총 2분이 소요됐다. 생중계 형식이었지만 댓글 및 실시간 채팅창은 열리지 않았다. 사퇴에 관련된 메시지도 일절 담기지 않았다.
이 차관은 최근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읽남TV’에 출연해 10·15 대책으로 실수요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했다는 비판에 대해 “지금 사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며 “시장이 안정화돼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고 말해 공분을 산 바 있다.
또, 이 차관은 지난해 7월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아파트를 33억5000만원에 매입했는데, 이 아파트에 대해 14억8000만원의 전세보증금이 채무로 신고돼 있어 갭투자 논란이 일었다.
국토교통부는 매도인 사정으로 입주 가능 시기가 어긋나자 작년 말 부득이 세입자를 들였고, 전세 기간이 끝나면 백현동 아파트로 이주해 실거주할 계획이라고 해명했지만,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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