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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한의 세상읽기] 자승, 생사가 없는 곳에 갔다 꿈틀미디어 대표, 전 세계일보 발행인 2023-12-05 12:10:33





자승 스님이 11월 29일 오후 6시 50분 안성시 칠현산 중턱에 있는 칠장사내 요사채에서 화재로 세상을 떠났다. 


자승 스님은 조계종 33대와 34대 총무원장을 지냈고 서울 강남 봉은사의 회주를 맡고 있었다. 10여년간 조계종의 최고 실력자였다. 


제30대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 스님의 상좌도 지냈으며, 올해 법랍 51년이며 세수 69세다. 


스님은 남긴 메모에서 칠장사 주지스님에게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았소. 이 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것이고 미안하고 고맙소. 부처님법 전합시다”라고 했고, 경찰에게는 “검시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인데 CCTV에 녹화되어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합니다”라고 했다. 


조계종은 11월 30일 자승 스님이 자기 몸을 태워 부처에게 바친다는 의미의 소신공양(燒身供養)을 했다는 발표를 했다. 


자승 스님의 열반송에는 "생사가 없다 하나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 구나" 라는 내용이 있다.


영결식은 11월 3일 조계종 총본산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조계종단장으로 엄수됐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빨리 가고 늦게 가는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때가 되면  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며 다만 선지식께서는 우리 모두가 가야할 길을 먼저 보이신 것 뿐이다”고 조사를 했다. 


영결식을 마친 뒤 자승 스님은 경기 화성시 용주사로 이운되어 연화대에서 다비식이 봉행됐다.


자승 스님은 더 이상 구할 것이 없다 하고 인연이 사라진다며 떠나갔다. 

세상에는 스님 자승이 부처님의 법을 전하고 중생 구제의 큰 공을 세웠다고 칭송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 자승이 죽음을 스스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인연이 사라지고 떠나간다' 는 의미를 생각해 본다. 


홀연히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날 수 있는 스님의 소신공양의 열반 경지를 해득하기가 어렵다. 

속세인이 보기에는 자살, 자해 행위요 비윤리, 비인간 행위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성불 수행의 극단에서 취한 고귀한 행위다. 


화려한 영결식과 엄숙한 다비식을 바라보며 삶과 죽음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사는 중생은 삶을 어떻게 살다가 어디로 가야 하는가.





과천시 추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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