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자기과시욕이 강하고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어서 사과를 잘 하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에는 하루 만에 사과를 했다.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옹호한 발언에 대해 미국 내 여당과 보수언론까지 비난하자 11월 중간 선거를 의식해 꼬리를 내렸다.
공화당ㆍ폭스뉴스 등 보수 지지층마저 “역겹다”“수치”라며 등을 돌리며 반발하며 역풍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공화당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내주에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수행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출석시켜 청문회를 연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각) ‘말실수였다’며 진화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핀란드 헬싱키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고 결론 내린 미 정보기관의 조사 결과를 무시하고 푸틴 대통령의 편을 들어 미 정치권과 언론의 맹공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오후 백악관에서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면담을 갖기 앞서 기자들에게 “나는 2016년 대선에서 러시아의 개입 행위가 있었다는 미 정보기관의 결론을 수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준비된 원고 없이 즉흥 발언을 자주 하지만, 이날은 또 다른 구설수를 피하려는 듯 미리 준비한 원고를 차분히 읽어 내려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발언에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내가 원래 하려던 말은 ‘나는 러시아가 그렇게(대선 개입) 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이중부정 문장이었는데, ‘러시아가 했다는 이유를 발견할 수 없다’고 잘못 말했다”며 말을 잘못해서 생긴 실수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부정어법을 자주 쓰는데 종종 이런 오해가 생긴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발언을 하루 만에 뒤집은 것은 후폭풍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지지기반마저 흔들 사안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 궁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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