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료가 오르고 불입 기간이 연장된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단계적으로 4% 포인트 가량 인상해 13%까지 높이고 2033년까지 단계적으로 의무가입연령을 높여 65세로 맞추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12일 “정부안이 아니다”라고 진화했지만 국민적 분노의 불길이 뜨겁다.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박 장관이 입장문을 낸 이날 낮 1시 현재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국민연금’을 치면 4,663건의 청원 글이 뜬다. 공무원연금’을 치면 1,789건, ‘군인연금’을 치면 607건이 뜬다.
내용도 과격하다. “국민연금을 아예 폐지하라”는 글에서 “내 돈 돌려 달라, 정부 돈 아니다”는 글, “국민연금 폐지를 위한 촛불집회하면 무조건 참여할 것 같다”는 글, “국민이 개돼지 맞네”라고 분통을 터뜨리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공무원 연금과 사학연금, 군인연금과의 불평등을 지적하는 글들이 봇물처럼 올라오고 있다. 분노의 불길이 직역에 따른 공평성 논란으로 옮겨 붙은 상황이다.
그나마 공무원연금은 2015년 개혁으로 ‘더 내고 덜 받는’ 구조가 됐다. 정부와 국회는 2015년 진통 끝에 공무원연금 지급률을 1.9%에서 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1.7%까지 낮추기로 결정했다. 반대로 보험료율은 7%에서 5년간 단계적으로 9%까지 높이기로 했다.
그러나 군인연금은 구멍 뚫린 ‘철밥통’이다. 매년 정부가 1조원씩 지원한다. 지난해 적자보전금은 1조 4600억원이었다.
군인연금지급률은 1.9%, 보험료 부담률은 7.0%로 공무원연금과 달리 변동이 없다. 3년 전 공무원 연금 개혁을 할 때도 군인연금은 손을 대지 않았다.
지난해 말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에서 1인당 국가보전금은 군인 1534만원, 공무원 512만원으로 군인연금이 3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국민연금에 손대기 전 군인연금부터 먼저 수리하는 게 순리다. 국민예산을 펑펑 지원하면서 쥐꼬리만큼 주는 국민의 노후자금에 손대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국민연금 투자수익률은 세계적으로 저조하고 투자운용본부장 인선을 두고 청와대개입 파문으로 말썽을 빚었다. 대기업의 경영개입을 위해 '스튜어트쉽'을 도입해 국민연금사회주의화 논란도 일고 있다. 정부가 국민연금 개혁 명분을 얻으려면 국민 노후자금의 철저한 보장을 위해 정부의 편의적 운영을 차단한다는 약속부터 먼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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