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다시 만났다. 남북 두 정상은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서로 껴안았다. 판문점 두 번에 이어 올해 들어 세 번째 만남이다.
월남가족인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감회는 남다를 것이다. 앞서 평양 땅을 밟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반열에 오른 기쁨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만남만을 두고 샴페인을 터뜨릴 수는 없는 게 이번 평양행의 숙제다. 문 대통령의 행보를 미국 등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의 진척을 바라는 국민적 요구도 크다. 4·27 판문점 정상회담과 달리 국민적 열기는 차분해졌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깊은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방북수행단이 탐승한 전용기가 18일 오전 9시50분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기다리던 김정은 위원장과 부인 이설주는 같이 걸어서 전용기 앞으로 가 탑승구 앞에서 박수를 치며 내려오는 문 대통령 내외를 환영했다. 남북 두 정상은 끄게 껴안았고 남북의 퍼스트레이디는 손을 잡고 환담을 나눴다.
인민군 의장대는 문 대통령을 환영하는 의장행사를 했다. 북한 화동이 바치는 꽃다발을 받은 뒤 육·해·공군으로 구성된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공항 의전행사인 인민군 의장대 사열은 최고 예우가 담겨 있다. 군악대가 조선인민군가를 연주하고 지휘자 구령에 맞춰 의장대가 ‘받들어 총’ 자세를 취했다. 이후 두 정상이 레드카펫이 깔린 의장대 앞을 걸어갔다. 북한 대좌는 “대통령 각하 영접을 위해 도열했습니다”고 외쳤다. 21발의 예포도 쏘았다.
북한 주민들은 열렬한 표정으로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태극기는 없었다. 문 대통령은 북한 주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악수를 건네고 짧게 대화를 나눴다. 주민들에게 허리를 꺾어 인사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의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의 전례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차별성을 두었다. 2000년에 개최된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평양국제비행장에 내려 김정일 위원장의 깜짝 영접을 받았다. 김 전 대통령은 의장대를 사열하고 환영행사를 마친 후 김 위원장과 같은 차를 탔다.
김정은은 이번에 같은 차를 타지는 않았다. 그러나 평양시내에 들어가 무개차로 옮겨 같이 카퍼레이드를 벌였다. 이 장면은 2007년 노무현 대통령 방문 때 장면과 비슷하다.
2007년 당시 노 대통령은 경의선 도로를 이용해 평양 땅을 밟았다. 역시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나와 영접한 가운데 평양 4·25문화회관 앞에서 북한군을 사열했다. 노 대통령은 회담을 앞두고 무개차를 타고 평양 시내 퍼레이드를 했다. 노 대통령은 집단체조 ‘아리랑’을 관람하고 남포 서해갑문과 평화자동차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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