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64) 독일 총리가 29일(현지시간)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2000년4월부터 18년 간 맡아온 기독민주당 대표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총리직은 2021년까지 수행한 뒤 재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2005년 총리에 오른 뒤 독일을 13년째 이끌어오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총선 승리로 네번째 총리직에 올랐다.
독일 리더십이 메르켈의 공백을 메울 정도로 성숙하지 않아 독일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또한 EU리더십도 크게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메르켈은 유럽의 단합을 지켜내기 위해 미국우선주의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에 맞서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지난 7월 나토정상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의 이 결정은 전날 헤센 주 선거에서 지지율이 폭락한 뒤 나왔다. 기민당 대표 선거는 12월에 예정돼 있는데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헤센 주 선거에서 기민당은 이전 선거보다 11.3% 포인트 떨어진 27.0%의 득표율에 그쳤다. 대연정의 소수파트너인 사회민주당도 19.8%의 득표율로 10.9% 포인트 하락했다.
녹색당은 사민당과 같은 19.8%의 득표율로 이전 선거보다 8.7%나 뛰어올랐다.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3.1%의 득표율로 헤센 주 의회에 처음으로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자유민주당과 좌파당의 득표율은 각각 7.5%, 6.3%였다.
2주 전 바이에른 주 선거에서 기민당의 자매정당인 기독사회당은 56년 만에 과반수 확보에 실패했다.
난민정책의 조율 실패로 연립정부가 삐걱이고 있다. 연립정부의 양대 축인 사민당이 정치쇄신책을 요구하고 있다. 사민당이 연정에서 탈퇴하면 조기 총선 가능성도 있다. 그 경우 메르켈의 총리직 하야는 빨라질 수 있다. 장기집권에 따른 피로감이 증대되고 있어 메르켈의 시대가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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