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개표가 진행되던 7일 오후 8일(미국 현지시간)로 예정된 북미 고위급회담이 전격 연기됐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이날 선거에서 미국 민주당의 하원 장악으로 미북 비핵화 협상을 지휘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운신의 폭은 크게 줄어들었다. 이런 국면에서 고위급 회담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양자 간 갈등이 심각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국무부는 7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노동당 부위원장간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다"며 "서로의 일정이 허락될 때 회담 일정이 다시 잡힐 것"이라고 발표했다. 회담을 무기한 연기한 이유에 대해서는 일언반구가 없었다.
앞서 김영철 부위원장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 2명은 당초 7일 오후 1시 베이징발 뉴욕행 비행편을 예약했다가 취소한 뒤 오후 11시30분 비행기를 예약했다가 다시 취소해 심상치 않은 기류를 감지케 했다.

이번 회담 연기 발표는 11.6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8년만에 하원을 탈환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패배를 안겨준 직후 나온 것이어서 파장이 크다. 트럼프가 북한변수가 더 이상 정국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데 이 경우 대북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
더구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에 핵리스트를 주면 미국의 공격 타깃이 된다"며 핵리스트 제출을 거부한 사실이 공개된 뒤 회담이 취소돼 설상가상이다. 청와대 정의용 안보실장이 6일 국회 국감에서 밝힌 내용이다.
미국은 북한에 핵물질의 양과 종류, 핵실험 시설의 위치와 규모, 핵탄두의 숫자 등이 포함된 핵리스트의 제출을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내년초로 연기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간 2차 미북정상회담도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방한 가능성도 희박해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방한에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는 청와대로선 당혹스러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미국 측으로부터 회담 연기에 대해 사전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미북고위급회담 연기 사실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와 공식 발표 직전에 알 수 있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북미고위급 회담을 통해서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정착에 실질적 진전이 있기를 기대했는데 이뤄지지 못해서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회담 연기에 대해 너무 과도한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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