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하노이 미딘 경기장에서 열리는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전 관람을 위해 베트남 국민들이 경기장으로 모이는 길엔 박항서 감독 초상화가 놓여 있었다. 그 옆엔 베트남 국부(國父) 호찌민 전 주석 초상화도 있었다. (사진) 경기장 인근에서는 박 감독의 얼굴 그림이 호찌민 전 주석의 초상화와 나란히 진열돼 판매되기도 했다. 박 감독과 호치민 주석의 초상화가 나란히 놓인 것이다.

박항서(59) 감독이 이끌고 있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이 15일 10년 만에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서 우승하면서 박 감독의 리더십이 크게 각광받고 있다.
베트남전 전후 세대인 30대 이하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 같은 열풍이 일어나고 있어 주목된다. 박 감독의 ‘소프트 리더십’‘책임감’ ‘겸손함’에 대한 호평이다.
대학생들은 “특유의 부드러운 리더십 때문에 나를 포함한 주변 친구들이 박 감독을 좋아하고 있다”며 “학생(선수)들에게 하는 모습을 보면 교과서에서 막연하게 배웠던 호찌민 주석이 생전에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국민을 가족처럼 대하고 인자하면서도 겸손하며 평생을 검소하게 살다 간 인물로 배운 절대 우상 호찌민 전 주석의 많은 면들이 박 감독의 이미지와 겹치는 것은 의미 있는 대목이다.
박 감독이 경기 후 기자회견 때마다 공(功)은 선수들에게 돌리고 과(過)에 대해서는 “전술을 잘 못 쓴 결과”라며 자신이 떠안는 모습은 베트남 현지 언론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박 감독 전속 통역으로 박 감독의 리더십을 분석한 책을 낸 레 휘 콰(45)씨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선수는 물론 선수의 부모들까지 챙기는 박 감독을 선수들은 신뢰하고, 그를 통해 선수들 내면의 힘을 끌어내는 힘을 박 감독은 갖고 있다”면서 이번 성과를 이전 외국인 감독들은 보여주지 못한 특유의 리더십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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