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콩쿠르 작곡부문 1위. 2018년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사이먼 래틀과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동지휘.
화려한 이력으로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최재혁 지휘자.
그가 줄리어드 친구들과 결성한 앙상블 블랭크 국내 연주에서 지휘봉을 잡은 모습을 가끔 본 적이 있다. 언제쯤 정식으로 국내무대에 소개될까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해설음악회를 객원 지휘하며 데뷔한다는.... 특히 작년에 책모임에서 읽었던 괴테의 <파우스트>를 주제로 한 음악회여서 더더욱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친구들과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으로 달려갔다.

클래식음악을 잘 모르는 나는 해설자가 작품마다 설명을 상세히 해준 덕분에 구노, 리스트, 바그너, 베를리오즈가 표현하는 <파우스트>를 만날 수 있었다.
24세의 젊디 젊은 청년 지휘자 최재혁의 섬세한 손짓에 협응하는 단원들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는 무대였다. 이리도 젊은 지휘자가 어떻게 연륜 지긋한 단원들을 이렇게 잘 리드하며 소리를 만들어내는지 놀라울 뿐이었다.
한국에서 24세의 젊은 청년이 국내 유수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적이 있을까... 궁금해 하면서 최재혁 지휘자가 만들어내는 파우스트의 소리에 빠져들었다. 악보를 한 번도 보지 않고 전곡을 암보로, 단원들과 눈을 마주치며 진중하게 지휘하는 이 청년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천재적이구나 하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1부와 2부 전체 다섯 곡을 연주하면서 모든 곡을 통째로 암기해서 지휘하는 것 같았다. 최재혁 지휘자는 단원들과 눈빛으로 소통하며 그렇게 행복한 음악을 만들었다.

이른 아침부터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이느라 피곤했던 심신이 그가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들으면서 완전히 깨어나는 느낌이었다. 특히 마지막 연주곡인 리스트의 교향시 제2번 “타소: 비탄과 승리” 작품 96 무대는 청중들이 한 마음으로 연주에 빨려들어 가는 것이 느껴졌다. 나 역시 아무 생각 없이 오로지 소리에만 집중하다가 연주가 끝났을 때는 마치 깊은 명상을 하고 난 듯 했다.
마지막 곡의 연주가 끝나자 청중들이 기립박수를 치며 최재혁의 음악에 화답했다. 지휘자와 연주자 그리고 청중이 혼연일체되는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젊은 지휘자 최재혁의 성공적인 국내 데뷔에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 자주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한다. 아울러 클래식 음악도서관을 표방하며 기획한 부천 필의 <클래식 음악! 문학에 취하다> 다음 무대도 매우 기다려진다.
2019. 4. 곽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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