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각사에서 구례화엄사 성지순례를 간다. 4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집에서 나가 5시 반에 탑승 차가 출발했다. 우린 2호차다. 각자 소개를 들어보니 서울성북동, 부천, 성남, 안산 등 멀리서도 동참하였다.

5시 반인데 여명이 밝아오며 해가 올라왔다. 환하게 대지를 밝힐 것이다. 6바라밀 중 보시공덕이 크다고 했다. 김밥, 오이, 계란, 방울토마토 등 보살님들의 보시로 간식 보따리가 푸짐하다. 일단 스님께서 제공해 주신 김밥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차창 밖으로 시선을 두고 간다. 찰나다. 삶도 찰나일 것이다.
화엄사에 도착하여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역사 속에 숨은 진실과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었다. 자연친화적인 삶, 자연을 해하지 않는 건축공법. 경내 구석구석 경이로움이 숨어 있었다. 우리나라 문화재의 80%이상이 불교문화재다.
우린 그동안 우리의 소중한 문화를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했다. 무조건 새것 서양문물이 최고라고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면서 소중한 유형 무형의 문화재가 파괴되고 사라진 것들이 많다. 지금도 제대로 보존되지 못한 우리 것에 대한 관심과 우리 것의 세계화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경내를 돌아 각황전에서 예불을 올렸다. 각자의 정성과 염원에 국태민안까지 빌고 빌었을 것이다.

점심공양은 비빔밥, 절에서 먹는 절밥은 뭘 먹어도 맛나다. 고춧가루 하나도 버리지 않고 공양을 한다. 20대 젊은 날 수련회에 왔다가 바루 공양을 하고 마지막 그릇 씻은 물까지 나누어 먹는 바람에 토할 뻔한 기억을 되새기며 공양을 끝냈다. 자연을 아끼고 가꾸는 소중한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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