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원이라는 별로 크지 않은 돈이 드루킹게이트의 뇌관이 되고 있다. 이 액수가 청탁금으로 보기엔 일반적인 사례와 비교해 단가가 작다. 하지만 돈을 거래할 정도라는 양측의 관계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심대하다.

드루킹 김동원씨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보좌관이 주고받은 500만원에 대해 김 의원과 민주당은 “개인 간 금전거래일 뿐”이라고 해명한다. 그러나 여러 정황으로 봐 이 주장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김 의원 보좌관은 드루킹이 구속된 이후 돈을 돌려줬는데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정상적이지 않다. 김씨가 오사카 총영사 관련 인사청탁이 불발되자 지난달 김 의원에게 ‘보좌관 한모에게 500만원을 건넸다’는 협박성 메시지를 텔레그램 메신저로 보냈다. 이에 놀란 보좌관이 돈을 되돌려 준 것이다. 드루킹 협박과 구속이 없었다면 돈을 돌려줬겠느냐는 의심이 가능하다. 더구나 돈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는 드루킹의 인사청탁 시점과 겹친다.
돈의 성격과 전달 시기, 김 의원이 이를 언제 알았는지에 따라 파장은 달라진다. 엄격히 관련 법을 적용하면 현재까지 나온 것으로만 봐도 대가성과 청탁성이 다 적용할 수 있다는 견해가 법조계에서 많이 나온다.
한 보좌관은 지난해 대선이 끝난 뒤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돈을 받은 시기가 수개월간 이어진 인사청탁 시점과 겹친다. 김씨가 대선 직후부터 집요하게 오사카 총영사로 도아무개 변호사를 추천하고, 김 의원이 지난해 청와대 인사수석실에도 전달한 점에 비춰 대가성을 의심하는 게 합리적이다.
한 보좌관이 김씨 쪽에 500만원을 갚은 시점은 김씨가 지난달 25일 구속된 이후다. 그동안 갚지 않다가 뒤늦게 부랴부랴 갚은 것은 검은 돈이어서 일단 털어낸 뒤 채무관계로 포장하는 것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한 보좌관은 김 의원이 나온 서울대인류학과 선후배 사이다. 그는 최근 사표를 냈다.
김 의원은 김씨와 금전 거래가 공식 정치후원금 계좌를 통해 받은 10만원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500만원을 주고받은 사실을 애초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양측의 돈 거래가 얼마인지는 수사가 더 진행돼야 명확해질 것이다.
법조계에선 500만원이라는 돈이 ‘단위’가 낮지만 김 의원과 드루킹 사이에 형성된 긴밀한 관계를 입증하는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아무 관계가 없다’던 김 의원 해명은 완전히 어설픈 거짓말이 됐다.
뒷북수사로 비난받은 경찰은 22일 느릅나무 출판사를 압수수색하고 CCTV를 압수했다. 수사팀은 36명으로 늘렸다. 이번 수사가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경찰의 미래가 걸렸다는 점에서 뒤늦게 시동이 걸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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