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과천청사 마당 주변 펜스에 1000개의 붉은 리본이 주렁주렁 열렸다.
자물쇠와 빨간 케이블타이도 함께였다.
6번지 땅을 감싸는 기역자 형태의 펜스는 온통 빨간색으로 물들었다.
29일 오후 과천청사마당 6번지 땅에 붉은 리본을 달고 자물쇠를 채우러 나온 젊은 엄마와 아이들. 사진=곽현영
지난 15일 시민광장 사수 시민결의대회가 열린 이곳은 정부청사 마당 6번지 땅이다.
시민들이 때 되면 축제에 참석하거나 수시로 아이들 손잡고 놀러와 추억을 만들던 곳이지만, 정부가 갑자기 정부과천청사 유휴지이니 정부 땅이라고 주장하면서 4000세대의 아파트를 지어 올리겠다는 청천벽력 같은 8·4 대책 발표로 갑자기 뜨거운 땅이 된 곳이다.
30,40대 부부와 아이들이 손잡고 나와 리본을 달고 있었다.
40대라고 밝힌 한 여성은 내년에 과천시로 전입한다고 했다. 그는 남편, 아들 딸과 함께 왔다고 했다. 현재 재건축 중인 6단지 입주예정자였다.

그는 아들 딸 두 아이와 함께 자물쇠와 리본을 달고 있었다. 그는 “축제에 참가하거나 그냥 먹거리를 들고 놀러오곤 했어요. 아이들과 이곳에서 만든 추억이 많아요”라고 말했다.
딸아이는 초등 2학년생이라고 했다. 초등 2학년생이 리본에 뭔가를 쓰고 있었다. 들여다보니 “자연이 소중해요”였다. 아이들의 눈은 이렇게 맑다.
또다른 가족의 초등학교 6학년생은 “나무를”이라고 써놓고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가 글귀를 감춰버려 더이상 보지 못했지만 "나무를 사랑해요"가 아니었을까 싶다.

참가자들이 리본과 자물쇠에 글귀를 써놓았다.
“지역주민 무시하는 천박한 정부” “노무현이 약속한 땅 문재인이 갈아엎네” “평화로운 과천 그냥 내버려 두세요” 등으로 이어졌다.
과천시장과 지역구 의원, 과천시의원들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도 적지 않다.
지난 23일 과천시민들이 이곳 6번지 땅에서 벌인 ‘자물쇠 챌린지’는 다음날 정부청사 직원들이 다 철거해버렸다. 그들은 다시 자물쇠와 리본을 제거하려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써놓은 “나무사랑” “자연사랑” 글귀까지 지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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