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남북미 게임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밤 한국을 배제한 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북미회담 취소카드로 궁지로 몰자 이틀 만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전격적으로 판문점에서 비공개정상회담을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올들어 두 번째로 만났다.
김정은이 시진핑 중국국가주석과 올 들어 세 번째 만날 가능성도 나온다. 김정은 집사인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최근 중국을 방문했다. 김 부장은 북·중 정상회담과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을 밀착 보좌한 인물이다. 대중 외교를 담당하는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이 김 부장을 수행했다. 김창선이 김정은 방중을 앞두고 사전답사를 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창선은 26일 오후 2시(현지시간)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에 돌아갔다고 한다.
▶김정은 의도는
김정은 위원장이 갑작스레 판문점에서 문 대통령과 만난 것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판흔들기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명분 확보 행보로 풀이된다.
미국의 일괄적 비핵화(CVID)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극적인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다시 미북협상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다.
이날 정상회담이 어느 쪽 요청에 의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4·27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남북핫라인을 설치했지만 그동안 한반도 이슈가 긴박하게 돌아가도 전화기를 들지 않았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백두산 그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김정은은 악수하면서 당당하게 정면을 바라보고 있지만 문재인은 옆으로 비켜선 모습이다. 세계언론에 보란듯이 의도적으로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 앞에 마중 나온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노동당 김여정 부부장이 통일각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김여정은 5월초 다롄방문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머리를 숙이고 허리를 꺽으며 인사했지만 문 대통령에겐 허리를 곧추세운 채 격식을 차리는 악수로 대신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서훈 국정원장과 김영철 북 통전부장이 배석했다.청와대 제공
서훈 국정원장과 김영철 통전부장이 은밀한 회담의 보조자로 배석했다. 두 조연배우가 주연의 오른쪽에 각각 앉아 있는 게 이채롭다.
회담 요청은 김영철이 서훈에게 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밀회담은 북측이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접촉 이후 관련 장관들과 협의를 통해 북측 의사를 전달하자 문 대통령이 승낙했으며, 25일 밤부터 26일 오전까지 실무 준비를 마치고 회담이 개최됐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헤어지며 포옹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과격한 김정은의 포옹...어정쩡한 문재인= 청와대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영상을 보면 김 위원장이 먼저 문 대통령 팔을 끌어 포옹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왼쪽, 오른쪽, 다시 왼쪽 순서로 자신의 볼을 문 대통령 얼굴 가까이에 가져다 댔다. 문 대통령은 낯선 인사법에 당황한 듯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김정은 인사법은 스위스식이라고 한다.
김 위원장은 15세 때인 1998년 9월부터 2000년 가을까지 스위스 베른에서 학교를 다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박운’이라는 가명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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