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마스크와 모자를 쓴 채 1심 결심공판이 열린 부산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MBN뉴스캡처
부하 여직원들을 강제추행한 오거돈(73) 전 부산시장이 결국 구속됐다.
법원이 그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것이다.
지난해 4월 성추행으로 부산시장 직에서 물러난 지 1년 3개월여만이다.
법원은 또 4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도 명령했다.
오 전 시장은 재판을 1년여 끌면서 스스로 치매환자라고 주장해 법망을 피해가려 했다.
그는 지난해 6월 구속영장심사에서도 “혐의는 인정하지만 기억은 나지 않는다”는 말로 구속의 칼날을 피해갔다.
하지만 이날 재판은 파사현정(破邪顯正)이었다.
사악한 것은 부서지고 정의는 끝내 바로 선다.
오거돈 혐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은 지난해 4·15 총선 전인 4월7일 집무실에 여직원을 불러 신체 특정부위를 만지다 여직원이 집무실을 뛰쳐나가며 사건화됐다.
그러나 이 사건은 4·15총선 때 숨겨졌으며, 오 전 시장은 민주당이 총선에서 압승한 후인 23일 전격 사퇴했다.
오 전 시장은 2018년 11월경 부산시청 직원 A 씨를 강제추행하고, 같은 해 12월 A 씨를 또 추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4월 “휴대폰으로 페이스북 로그인이 안 된다”며 시장 집무실로 직원 B 씨를 불러 추행하고, 이 직원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상해를 입게 한 혐의(강제추행치상)도 받고 있다.
검찰은 오 전 시장에 대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재판부 “월등히 우월한 지위 이용, 권력에 의한 성폭력”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류승우)는 29일 오전 열린 오 전 시장 선고공판에서 "이 사건은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해 월등히 우월한 지위를 이용, 권력에 의한 성폭력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류 부장판사는 그러면서 "피해자 심정은 처참하고, 저를 포함한 우리 사회가 느낀 감정은 참담했다"며 "피고인은 우리나라 사회에서 앞에 서서 이끄는 사람으로 피해자는 물론 우리 사회 구성원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고 오 전 시장을 호되게 꾸짖었다.
그러면서 오 전 시장측이 강제추행을 부인하고 치매 운운하는 데 대해 "고통받지 않아야 할 사람이 아직 고통받고 있다"며 "조금 더 공감하고 자제해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피해자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해서도 "피해자는 자신이 근무하는 조직의 장인 피고인의 업무수행 중 무방비 상태에서 갑자기 이 사건을 당해 매우 치욕적이고 정신적 충격이 상당했을 것으로 인정되고 상처로 남았다"며 "더욱이 사회적 관심이 높고 수사 장기화로 피해자 고통이 더 커진 것으로 예견할 수 있어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영장심사에서 “인지부조화 심리상태에서 우발적 성추행” 주장
사건 두 달 후 지난해 6월 초 청구된 오 전 시장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지난해 6월 오 전 시장은 자신의 성추행이 “우발적”“인지부조화의 심리상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심지어 “혐의는 인정하지만 기억은 나지 않는다”고 자신을 변론했다.
부산지법 조현철 형사1단독 부장판사는 당시 오 전 시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후 "범행 장소, 시간, 내용, 피해자와의 관계 등에 비추어 사안이 중하지만 불구속 수사 원칙과 증거가 모두 확보돼 구속 필요성이 없다"며 기각했다.
조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범행 내용을 인정,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도망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오거돈은 누구?
오 시장은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 지내다 노무현 정부 때 민주당에 입당해 해양수산부 장관(2005~2006)을 지냈다.
총선과 시장선거에 3번 도전했다 4번째 성공했다.
부산지역에서 해양대 총장, 동명대 총장 교육계 인사로 등을 지내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부산선대위원장을 지내면서 다시 정치판에 등장했다.
이어 지난 2018년6월 부산시장 선거에서 서병수 시장을 꺾고 당선돼 21개월 여 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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