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북핵폐기는 간데없고 오직 “트럼프의 쇼쇼쇼” 뿐 - 클린턴-김정일의 '약하고 느린 합의' 반복 우려
  • 기사등록 2018-06-04 10:50:36
  • 기사수정 2018-06-06 23:31:21
기사수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고 6.12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확정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미국 내에서 경계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나친 쇼맨십이 사태를 그르칠 수 있다는 것과 “과거 정부의 실패”를 답습한다는 우려에서다.


▲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당부위원장을 배웅하며 엄지를 들어올리고 있다.


►지나친 쇼맨십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당부위원장에게 극진한 대접을 했다. 이례적으로 90분 가까이 회동하고 집무실 밖에서 배웅하는 친절을 베풀었다. 미국 NBC뉴스는 2일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만큼이나 북미 간의 좋은 관계라는 ‘쇼’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정은도 트럼프 못지 않다. 김영철이 들고 간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는 ‘왕’ 봉투다. A4용지를 접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한 크기로 미 언론들은 ‘거대한’(huge) 봉투라는 표현을 썼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기 위해 일부러 큰 봉투를 선택했다’해석이 제기됐다.
트럼프는 ‘왕’ 봉투를 관심의 소재로 삼았다. 김영철이 떠난 직후 기자들에게 “(서한을) 아직 안 읽어 봤다. 일부러 개봉하지 않았다”면서도 “굉장히 멋지고 흥미로운 친서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시점에 여러분에게 보여 줄 수 있을지 모른다”고도 했다.

왕 봉투를 전달하는 김정은이나 이를 소재로 삼아 리얼리티 쇼처럼 말하는 트럼프나 오십 보 백 보다. 둘 다 정치 퍼모먼스에 능하다. 다만 김정은은 체제선전에 유능함을 보이고 트럼프는 TV 쇼프로그램 진행자 경험을 바탕으로 대중의 인기를 끌어내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쏟는다.


▲ 코메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트럼프와 김영철의 코믹한 모습. 트럼프가 들고 있는 거대한 흰 봉투에 김정은 친서가 들어 있다.

►북한 선전전에 승리 안겨
뉴욕타임스(NYT)는 2일 트럼프가 실패로 귀결된 지난 1994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의 합의를 반복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클린턴과 김정일은 북한의 즉각적인 핵무장 해제에 집중하기보다는 북한의 핵 폐기 가능성을 모호하게 내버려둔 채 핵능력 동결 장기화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 이 길을 트럼프가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했던 실수인 '아주 약하고 느린 합의'를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반복할 위기에 처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대북 제재가 완화될 기회를 모색하고 때를 기다렸다가 핵 프로그램 개발에 재빨리 착수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북한의 선전전(propaganda)에 승리를 안겼다고 우려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스피드 데이팅(여러명의 독신이 서로 돌아가면서 잠깐씩 만나는 데이트 행위)이 따로 없다"면서 "북한은 이미 모든 것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 탈퇴를 선언했을 때와는 달리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약한 핵합의'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이슈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issuegate.com/news/view.php?idx=1075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Warning: include_once(../news/side_banner_menu.php): failed to open stream: No such file or directory in /home/issuegate.com/www/skin/news/basic/view.skin.php on line 394 Warning: include_once(): Failed opening '../news/side_banner_menu.php' for inclusion (include_path='.:/usr/share/pear:/usr/share/php') in /home/issuegate.com/www/skin/news/basic/view.skin.php on line 39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