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1988 년 2월 ~1993 년 2월)이 30 일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영결식은 업적으로 꼽히는 88 서울올림픽을 상징하는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렸다.
국가장 거행은 2015 년 김영삼(YS ) 전 대통령 장례에 이어 2번째다.
노재봉 전 국무총리가 30일 노태우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읽다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노재봉 전 국무총리는 30 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결식 추도사에서 시종 “각하”라는 호칭을 사용해 추모하면서 군인들의 정치개입의 시대적 정당성을 옹호했다.
노 전 총리는 추도사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 등 정규육사 1기생들에게) 한국 정치는 국방의식이 전혀 없는 난장판으로 인식됐다"며 "이것이 그들(육사 1기생)로 하여금 통치기능에 참여하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노 전 총리는 이날 "정규 육사 1기 졸업생이 바로 각하와 그 동료들이었다. 이들은 목숨을 담보로 투철한 군인정신과 국방의식을 익혔을 뿐 아니라, 국민의 문맹률이 거의 80 %에 해당하던 한국 사회에서 최초로 현대 문명을 경험하고 한국에 접목시킨 엘리트들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통치기능 참여는) 이 1기생 장교들의 숙명이었다고 할 수밖에 없을는지도 모르겠다"며 "이 숙명을 벗어나야 한다고 판단했던 것이 바로 '군 출신 대통령은 내가 마지막이야'라고 말씀한 배경이었다"고 설명했다.
노 전 총리는 과거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별명으로 사용됐던 '물태우'도 거론, "오랫동안 권위주의에 익숙했던 이들은 각하를 '물태우'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지만 각하는 이를 시민사회 출현과, 그에 따른 능동적 관심이 싹트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6·29 민주화선언'에 대해 "세간에서는 대선 승리를 위한 일대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해석하지만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이념,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성공, 전두환 대통령의 흑자경제의 성과로 이어진 한국의 사회 구조 변화를 확인하는 선언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지금 우리는 핵으로 위협받는 북한에 대해 적 개념까지 지워버린 실전적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종족 민족주의에 사로잡혀 고통을 겪고 있는 중"이라며 "역사는 인간들이 만들면서 그 역사를 인간들이 제대로 이해하기는 정녕 어려운가 보다"라고 문재인 정부의 안보관에 대해 개탄했다.
노재봉 전 총리는 88올림픽과 관련,"올림픽을 허락하지 않으려거든 국제올림픽위원회 사무실을 내 무덤으로 만들어달라던 절규에, 기어이 열리게 됐다"며 "이를 기념하는 평화의 광장에서 마지막으로 모시겠다는 우리의 심정을 헤아려달라"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조사에서 서울올림픽, 북방외교, 토지공개념 등 공적을 언급하면서도 "현대사에서 지울 수 없는 큰 과오를 저지른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30일 서울송파구서울올림픽공원에서 열린 노태우 전 대통령 영결식. 사진공동취재단
앞서 빈소인 서울대병원 발인, 자택이 있는 연희동 노제(路祭)를 거친 운구행렬은 오전 10 시 50 께 국군교향악단 조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영결식장인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 들어섰다.
의장대는 대형 태극기에 둘러싸인 관을 천천히 한 걸음씩 운구했다.
노 전 대통령 별세 닷새 만에 치러진 영결식은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오전 11 시부터 1시간가량 거행됐다.
부인 김옥숙 여사와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장남 노재헌 변호사 등 유가족, 장례위원회 위원, 국가 주요 인사를 중심으로 50 명 안팎의 인원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검소한 장례를 희망한 고인의 뜻과 코로나 19 상황을 고려해 영결식 참석인원은 최소한으로 꾸려졌고, 주말 올림픽공원을 찾은 수많은 시민이 행사장 주변에서 영결식을 지켜봤다.
영결식은 국기에 대한 경례, 고민에 대한 묵념 및 약력 보고, 장례위원장인 김부겸 국무총리의 조사, 노재봉 전 국무총리의 추도사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기독교·불교·천주교·원불교 순으로 종교의식이 진행됐고 생전영상 상영과 헌화·분향, 추모공연에 이어 3군 통합조총대의 조총 발사로 마무리됐다.
가수 인순이 씨와 테너 임웅균 씨가 88 서울올림픽 주제가인 '손에 손잡고'를 추모곡으로 불러 눈길을 끌었다. 휠체어를 타고 나온 부인 김옥숙여사가 손에손잡고 노래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영결식을 마친 유해는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절차를 거쳐 파주 검단사에 임시 안치될 예정이다.이는 장지 협의가 늦어진 데 따른 것으로, 유족들은 묘역 조성 후 파주 통일동산 인근에 다시 안장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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