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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67) 전 일본 총리가 8일 참의원 선거 유세 도중 총격을 받고 심폐정지 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사망했다.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가 8일 총격을 받기 전 유세하는 장면. 연합뉴스 



참의원 선거 이틀을 앞두고 일본 최장기 총리를 지냈고 보수·우익 세력의 구심점이던 아베 전 총리의 사망 소식에 일본 열도는 충격에 빠졌다. 


두 차례에 걸쳐 8년9개월간 총리 재임 


아베 전 총리는 두 차례에 걸쳐 총 8년 9개월 총리로 재임한 일본의 역대 최장수 총리다. 

집권 자민당 내 대표적 강경파 인사로,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를 이끌었다.


2006년 52세에 전후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다가 1년 만에 조기 퇴진했지만 2012년 재집권에 성공해 '아베 1강'(强)이라고 불리는 독주 체제를 유지하다 2020년 9월 건강 문제를 이유로 사임했다.


그는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개헌을 필생의 과업으로 삼았으나 여론 악화와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났다.

경제 측면에서는 잃어버린 20년을 회복하겠다면서 '아베노믹스'를 앞세웠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퇴임 후에도 그는 후임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를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했다.


아베 전 총리 집권 기간 한일 관계는 악화 일로였다.

야스쿠니신사 참배,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노동자 피해 배상 문제에 대한 보복 차원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크게 훼손됐다.



최대계파인 아베파 구심점 잃어 


아베 전 총리의 사망으로 자민당 내 역학 관계에 변화가 예상된다.

그는 자민당 내 최대 파벌 아베파의 구심점이었다. 


'절대적 리더'인 그를 대신해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후계자가 없는 상황이다. 

아베파에 새로운 지도체제가 구축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핵심 인물을 잃은 아베파의 힘이 약해지고 심지어 분열할 가능성도 있다.

아베 전 총리처럼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졌던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가 1985년 뇌경색으로 쓰러졌을 때 당시 자민당 최대 파벌이었던 '다나카파'도 후계자가 없어 분열한 바 있다.


강경 우파인 아베파의 힘이 약해지면 전통적으로 온건파인 '기시다파'를 이끄는 기시다 총리에게는 자신의 색깔을 내는 여건이 나아질 수 있다.

기시다 총리는 작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파의 지원으로 당선돼 총리 취임 이후에도 아베 전 총리의 눈치를 살펴봐야 했다.


의료진 “ 총상으로 목 2곳과 심장에 손상”


아베 전 총리는 8일 오전 11시 30분께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가두 유세를 하던 도중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41)가 수 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쏜 총에 맞고 쓰러진 뒤 병원으로 후송됐다.


나라현립의대병원 의료진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전 총리가 오후 5시 3분에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의료진은 총상으로 인해 목 2곳과 심장에 손상이 있었다면서 "병원 이송시 심폐정지 상태였고 살리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야마가미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소지하고 있던 총도 압수했다. 총은 일반적인 총을 개조한 것으로 보인다.


전직 해상자위대 출신인 용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어서 죽이려고 했지만 정치 신조에 대한 원한은 아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NHK와 교도통신은 전했다.




8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총기로 저격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가 범행 직후 제압당하고 있다.


총기 살해범 야마가미 데쓰야(41)는 어머니가 빠진 종교에 아베 전 총리가 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을 보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보도됐다.

요미우리신문은 10일 전직 해상자위대원인 야마가미가 경찰 조사에서 특정 종교단체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어머니가 신자이고 많은 액수를 기부해 파산했다"며 "반드시 벌을 줘야 한다고 원망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야마가미는 애초 이 종교단체의 지도자를 노렸으나 접근이 어려워지자 "아베가 이 종교를 일본 내에 확산시킨 것"으로 믿고 살해 대상을 아베로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살해 이유에 대해 "(아베의) 정치 신조에 대한 원한 때문이 아니다"라며 "아베가 (종교단체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보고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이 단체는 일본이 아니라 해외에서 생긴 종교로, 인터넷에는 이 단체 대표들이 설립한 민간활동단체 행사에 보낸 아베의 비디오 메시지 영상이 올라와 있다.


해당 종교단체에 따르면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이 종교 신자로 등록돼 있다.

이 종교단체의 홍보 관계자는 도쿄신문에 "(야마가미 어머니가) 오랜 기간 신자로 활동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경제적인 사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야마가미 아버지는 건설회사를 경영했으나 야마가미가 어릴 때 갑자기 숨지면서 어머니가 회사를 물려받았다.

이후 어머니는 종교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종교단체에 많은 돈을 냈다고 한다.


어머니가 많은 기부를 한 영향 때문인지 야마가미를 포함한 세 자녀는 "집에 먹을 것이 없다"고 친척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고 한다.

수사 관계자에 따르면 2002년 어머니는 나라지방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고 2009년에는 어머니의 건설회사도 문을 닫았다.

야마가미의 친척은 아사히에 "야마가미가 종교단체를 계속 원망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마가미는 범행에 사용한 사제 총에 대해 "한 번 쏘면 6개의 총알을 발사하는 구조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의 집에서는 사제 총 여러 정이 발견됐으며 경찰은 야마가미가 여러 번 총을 만들어 살상 능력이 큰 것을 선택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제 총은 길이 40㎝, 높이 20㎝로 금속관을 2개 묶어 나무와 테이프로 고정한 형태였다.

한 번 발사하면 1개 관에서 6개의 총알이 발사되는 구조였다.


야마가미는 아베 전 총리 뒤편 6~7m 거리에서 총을 두 번 쏘았는데 아베가 총알에 맞았을 뿐 아니라 아베 약 20m 앞 도로변에 세워져 있던 선거 유세차에서도 탄흔으로 보이는 구멍이 여러 개 발견했다.


경찰은 이 탄흔을 유탄 자국으로 보고 있어 사제 총의 위력이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야마가미는 "총은 수개월 전 만들었고, 부품과 화약류는 인터넷에서 구입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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