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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13일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결국 이 정권이 위기인 것은 윤핵관이 바라는 것과 대통령이 바라는 것, 그리고 많은 당원과 국민이 바라는 것이 전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리더십위기를 거론하고 ‘윤핵관’들을 맹비난했다.


13일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 대표는 국민의힘 소속 권성동 이철규 장제원 의원을 '윤핵관', 정진석 김정재 박수영 의원을 '윤핵관 호소인'으로 규정하며 각각 일일이 차례로 실명으로 거명하는 등 전면전 불사의 뜻을 피력했다.


이 대표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가 나온 지난달 8일 당 윤리위 회의 출석 이후 36일만이다.

이 대표는 오는 17일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대한 가처분 심리 결과에 따라 정치적 명운이 결정될 기로에 놓여 있다.


"집중호우가 끝난 뒤에 기자회견을 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일 것으로 생각해서 (오늘로 기자회견) 날짜를 정했다"는 이 대표는 작심한 듯 25분간의 모두 발언 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향한 날 선 발언을 쏟아내며 중간중간 울먹였다.


 자신들이 원하는 과제를 다뤄달라며 당원 가입 캡처 화면을 보내오는 젊은 세대와 보수정당에 대한 기대로 민원을 가져오는 호남 주민들 덕분에 "마약 같은 행복감에 잠시 빠졌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 메시지가 손가락 받는다면 당의 위기 아니라 대통령의 지도력 위기"



이 대표는 '내부총질' 문자 파동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보낸 어떤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을 받는다면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지도력의 위기"라고 규정했다.


또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겪는 과정 중에서 어디선가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누차 저를 ‘그 새끼’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그래도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내가 참아야 한다고 크게 ‘참을 인’ 자를 새기면서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고 목이 쉬라고 외쳤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저한테 선당후사를 이야기하시는 분들은 매우 가혹한 것”이라며 “선당후사란 대통령 선거 과정 내내 한쪽으로는 저에 대해서 ‘이 새끼 저 새끼’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던 제 쓰린 마음이 여러분이 입으로 말하는 선당후사 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였다”고 윤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비속어를 사용해 자신을 지칭했다는 점을 폭로했다.


이어 “내부총질이란 표현 봤을 때 그 표현자체에선 어떤 상처도 안 받았다”며 “올 것이 왔다는 생각과 함께 양 머리 걸고 진짜 뭐팔고있었나 깊은 자괴감이 다시 찾아왔다”고 전했다.


또한 부산이 지역구인 장제원 의원 등 소위 ‘윤핵관’들을 향해 "대선과 지선을 겪는 과정에서 어디선가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누차 그들이 저를 그새끼라고 부른단 표현을 전해들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들에게 "윤석열 정부가 총선에 승리하는 데에 일조하기 위해 모두 서울 강북 또는 수도권 열세 지역 출마를 선언하라"라며 "여러분이 그 용기를 내지 못하면 절대 오세훈과 붙겠다고 결심했던 정세균, 황교안과 맞붙을 결단을 했던 이낙연을 넘어설 수 없다. 여러분은 그저 호가호위하는 윤핵관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통일부 업무보고를 거론, "공교롭게도 대통령실의 발표로는 대통령은 저를 만나시지 않았지만 저는 대통령께 북한방송 개방에 대한 진언을 독대해서 한 바가 있다"고 독대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조직에 충성하는 국민의힘 불태워버려야...자유와 인권 미래에 충실한 당 돼야”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국민의 힘을 넘어서 이제 조직에 충성하는 국민의힘도 불태워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로지 자유와 인권의 가치와 미래에 충실한 국민의 힘이 되어야 한다. 보수정당은 민족주의와 전체주의, 계획경제 위주의 파시스트적 세계관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총질’ 문자와 관련해 “깊은 자괴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이 한 사람을 몰아내려고 몇 달 동안 위인설법을 통해 당헌·당규까지 누더기로 만드는 과정은 전혀 공정하지 않았으며 정치사에 아주 안 좋은 선례를 남겼다”면서 “이번 비대위 전환을 위해 누더기로 만든 당헌·당규와 그 과정은 검수완박 한다고 모든 무리수를 다 동원하던 민주당의 모습과 데칼코마니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제되는 메시지를 대통령이 보내고 원내대표의 부주의로 그 메시지가 노출되었는데 그들이 내린 결론은 당 대표를 쫓아내는 일사불란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라면 전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판단”이라며 “물론 그 메시지에서 대통령과 원내대표라는 권력자들 사이에서 씹어 돌림의 대상이 되었던 저에게 어떤 사람도 그 상황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던 것은 인간적인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련의 상황을 보고 제가 뱉어낸 양두구육(羊頭狗肉)의 탄식은 저에 대한 자책감 섞인 질책이었다”며 “돌이켜 보면 저야말로 양의 머리를 흔들며 개고기를 팔았던 사람이었다. 선거 과정 중에서 그 자괴감에 몇 번을 뿌리치고 연을 끊고 싶었다”고 말했다.





자리를 옮겨 37분 동안 기자들과 진행한 질의응답에서 '윤 대통령과 앞으로 어떻게 관계를 설정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오늘 대통령에 대해 센 말을 쏟아냈다고 하는데, 몇 가지 사실관계를 얘기한 것밖에 없다"면서도 '윤 대통령과 만날 생각이 있냐'고 묻자 "만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가처분 신청 기각 후 행보'를 묻는 말에 "(윤핵관은) 정당, 국가를 경영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기에 어차피 그들만의 희생양을 찾아 또다시 나설 것"이라고 답한 이 대표는 '희생양에 윤 대통령도 포함되냐'는 질문에 "삼성가노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삼성가노(三姓家奴)는 '성 셋 가진 종놈'이란 뜻으로, 이 대표는 최근 윤핵관을 겨냥하면서 이 표현을 쓴 바 있다. 삼국지연의에서 장비가 여포를 비난할 때 쓴 표현이다. 여포는 양아버지로 정원과 동탁을 섬겼다.


이 대표는 헝클어진 머리에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전국을 유랑하던 때와는 달리, 머리를 빗어넘기고 남색 정장에 흰색 셔츠, 노타이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당 수석대변인으로서 이 대표를 도왔던 허은아 의원과 당대표실 보좌진들, '나는 국대다(국민의힘 대변인이다)'를 통해 당에 합류한 대변인단 등이 기자회견장을 함께 채웠다.


모두발언과 질의응답을 합쳐 총 62분에 걸친 기자회견을 마무리한 이 대표는 바로 국회를 떠났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소통관 1층에는 가로세로연구소 김세의 대표 등 유튜버들이 몰려들었다.

(연합뉴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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