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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27일 국회에서 한국정치조사협회 주최로 열린 ‘민선 7기 지방선거 평가와 전망’ 토론회에서 “2018년 지방선거는 단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의 높은 신뢰와 기대감을 보여준 것 이외에도, 한국 정치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줬다” 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선거가 1990년 이후 지속돼 온 한국 정치의 지형을 크게 바꿔 놓았다”며 세 가지 측면의 변화를 꼽았다.


▲ 강원택 교수


그 첫째가 지역주의의 약화다. 강 교수는 “1990년 3당 합당으로 호남 대 영남의 이원적 대결 구도가 이어져 왔다”며 “이번 선거에서는 지역주의 정치가 크게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주목할 지역은 부산ㆍ울산ㆍ경남(PK)이다. 민주당은 역대 지방선거에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던 이곳 3곳에서 최초로 시장과 도지사를 배출했다. 강 교수는 “영남권 유권자들의 정당 지지가 내부적으로 대구ㆍ경북(TK)와 PK로 분리되면서 1990년 3당 합당 이후 형성된 영남 지역주의와 보수 패권체제가 붕괴됐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음으로 대북 적대 정책과 반공주의의 약화를 들었다. 강 교수는 “남북 간 화해 분위기, 특히 미국과 북한 간의 화해 분위기는 그동안 보수 정치 세력이 강조해 온 대북 적대 정책, 반공주의의 근간을 약화시켰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 15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보수 유권자의 48%가 긍정적으로 보았고, 1/4 정도가 반대, 1/4 정도는 입장 표명을 유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보수 정치 세력의 중요한 정책적 입장이었던 대북 적대 정책, 강한 반공주의는 남북과 북미 간 화해 분위기와 함께 변화되고 있다”며 “이는 보수 정치세력의 정책 노선, 이념, 가치의 근간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해석했다.
마지막으로 제시한 것이 ‘박정의 신화’로부터의 이탈이다. 강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은 ‘박정희 세대’와 그것을 거부하는 이들 간의 갈등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는 박정희 패러다임으로부터의 결별이었다”고 평가했다.
촛불집회와 탄핵을 거치면서 한국 보수 정치의 상징적 존재라고 할 수 있는 박정희에 대한 변화된 평가는 불가피하게 보수 이념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는 게 강 교수의 주장이다. 강 교수는 “보수 정치의 틀을 원천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보수 정치의 열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대안으로 현역 의원 전원의 비공천과 같은 인적 개편과 함께 젊은 리더십의 구축을 제안했다.

▲ 보수정치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보수의 무릎꿇는 일은 되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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