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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배동에 있는 삼릉은 울창한 소나무 숲속에 위치하고 있다. 

경주 남산을 서쪽에서 등산하기 위해서는 삼릉 대왕님께 절을 하고 올라가야 한다. 


수령이 오래된 소나무들이 세 분의 대왕님을 향해 가지를 뻗어 절을 올리려 하다가 릉으로 넘어지기 전에 받침대로 받쳐 놓기도 하였다. 

경주 남산의 서쪽에 동서로 세 왕릉이 자리를 잡고 있다. 신라 제 8대 아달라 이사금과 제 53대 신덕왕, 제 54대 경명왕 등 박씨 3왕의 능이다. 그래서 '삼릉'이라 한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 보면 신덕왕릉이나 경명왕릉의 위치는 불분명하다. 

신라 초기의 아달라 이사금과 700여년이나 시간적 간격이 있는데 세 왕의 능이 한 곳에 모여 있다는 것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세 왕의 능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세 고분의 외형은 원형 봉토분으로 통일신라 때 왕릉의 규모와 비슷하다. 아무런 장식이나 석조물이 없다. 현재 놓여있는 3개의 상석도 모두 후대에 만들어 놓은 것이다. 


신덕왕릉은 1963년 두 차례 도굴을 당했다. 

그 때 내부가 조사됐으며 내부 구조는 통일신라시대 일반적인 굴식 둘방무덤으로 평면은 사각형에 가깝고 궁륭형 천장으로 되어 있는 널방은 자연 괴석으로 축조되었다. 널방의 남벽 가운데는 널길이 달렸고 널방과 널길 사이는 판석 2매로 막았다. 





이 고분은 두 사람의 시신이 동서 방향으로 분안된 것이라 할 수 있고 늘방과 늘길의 모든 벽면과 천장 그리고 주검 받침의 측면에는 석회를 두껍게 발랐다. 이 고분에서 주목되는 점은 북면과 동서 양벽의 일부에 연속해 병풍을 둘러 세운 것처럼 채색과 12폭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삼릉을 찾아 갔을 때 릉 주위에는 아무도 없고 신라의 후손들이 남산을 등산하면서 참배를 하는 사람도 없었다. 삼릉을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들이 세 대왕님을 모시고 있는 대신들과 호위군 역할을 하고 있는 듯 했다. 

말없이 서 있는 소나무들이지만 대왕님께 국정의 상황을 상고하는 엄중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한 장수가 다급하게 궁중에 뛰어 들어와 "전하 방금 왜적 일천명이 대마도를 거처 남해에 상륙했습니다. 우리 장수들이 화랑도를 이끌고 물리치고 있사옵니다" 라고 숨가쁜 보고를 올리자 "짐은 여러 장군들과 화랑을 믿는다. 한 명의 왜적도 신라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라" 고 명령한다. 

소나무 같이 서 있던 대신들과 군사들이 "전하 분부대로 시행하겠나이다" 고 우렁차게 외치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는 것 같다. 


이같은 임금의 명령과 백성이 화답하는 소리가 이 신라의 산야 천년의 숲속에 어려 있다. 역사는 현재를 해석하는 분석기다. 어려운 현재의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는 역사 속에 있다. 역사 속에서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는 교훈을 찾을 수 있다. 


신라 천년 고도의 역사 속에는 오늘 우리가 처해 있는 국제 관계와 남북 관계를 풀어 낼 수 있는 비법이 들어있다. 

나는 소나무 숲속의 삼릉을 혼자서 계속 돌았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도 하면서 말없이 서 있는 소나무 사이를 지나면서 계속 돌았다. 


신라통일 전 시대 대왕님과 통일신라 후 시대 대왕님 두 분 속으로 들어 가보자는 심산으로 계속 돌다가 여름날 해가 저물고 있는 것 같아 내려 왔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나.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나.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나. 세계는 어디로 가고 있나. 나와 우리가 지나온 과거는 무엇이었나. 백년도 이백년도 아닌 천년 이천년이나 지나왔는데 말이다.


역사 속에 명쾌한 답이 있을 만도 하지 않은가. 

삼릉의 삼 대왕님 날이 저물 것 같아 하산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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