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된 지 4개월만에 사퇴한 이병태 전 부위원장. 자료사진
“5·18은 성역인가?” 논쟁을 불러일으킨 이병태 (66)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이 6일 사퇴했다.
지난 3월2일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직속기관인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한 지 4개월만이다. 임명당시에도 과거 발언 수위를 두고 내부 반발 속에 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했지만 결국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이번 사퇴는 청와대가 이 부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부적절했다는 판단을 내린 뒤 사퇴를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청와대는 이 부위원장에게 "책임과 권한이 큰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 임명된 주요 구성원으로서 정부의 국정 기조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경고 조치를 했으며, 이후 해당 사안이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는 인식에 따라 사퇴를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단에 보낸 공지를 통해 "이 부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전했으며, 청와대는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 배재고 야구부가 광주일고와 야구경기에서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응원논란으로 6개월 출전정지 등 중징계를 받은 데 대해 "5·18이 성역이 됐다"며 "북한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내에서 “5·18은 성역이다”라고 반발하자 4일 다시 글을 올려 "응원 구호가 부적절했다면 비판하면 된다. 그 비판도 표현의 자유지만 발언을 근거로 처벌하는 것은 기본권의 부인"이라고 거듭 성역화 논란에 비판적 목소리를 냈지만,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사퇴요구를 받자 결국 물러났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사퇴한 뒤 "그래도 성역을 강요해선 안 된다"며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전 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게시한 사임의 변을 통해 "어린 학생들의 스포츠 경기에 쓰인 간단한 구호마저 정치적 도구와 진영 간 이념 대결로 비화하는 현상을 보며, 우리 사회가 서로 다른 의견에 조금만 더 유연하고 관대해지기를 호소하고자 했던 것이 제 본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역문제와 관련해 "저는 여전히 우리 사회가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믿으며, 필요한 화두를 던졌다는 자부심에 변함이 없다"며 "우리 모두에게 성역은 있지만, 자신과 일부 집단의 성역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회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역 문제와 관련, "특히 권력이 이를 강요하지 않는 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라면서 "자유와 방종의 경계마저 권력과 집단이 자의적으로 정의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전체주의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부위원장은 이재명 정부에 합류했던 이유에 대해 " 양극화 정치를 타파하고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는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이라며 "저를 비롯해 영입된 보수 성향 인사들이 뜻을 펼치지 못하고 물러나는 모습이 반복되는 것이 국민통합이란 대의에 부합하는지 깊은 고뇌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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