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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다가온다. 지난 주말, 벌초와 성묘객으로 인해 고속도로 정체가 심하다는 뉴스를 접했다. 자손의 의무인 차례를 지내고 오랜만에 친족 간에 만나 화합할 계기가 명절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 명절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다. 명절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떠나는 가정을 주변에서도 흔하게 본다. 그런가 하면 제사 때문에 형제간에 분란이 생기고 심지어 명절이 지나고 나면 이혼율이 높아진다는 슬픈 통계를 접하게 된다.


우리의 명절 문화도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그렇다고 설ㆍ추석 차례도 제사도 지내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필자는 장손으로 장자의 역할을 다하려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의문이 든다. 조부모님 제사는 조부모의 자식인 고모님 내외, 숙부님 내외가 모셔야
조부모님에 대한 효도가 아닌가? 조부모님 또한 자식들의 정성스런 마음을 더 애틋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현실은 그러지 못하다. 참석조차 하지 않으니 개탄스럽다.


▲ 일가 친지가 모여 조상에 대한 예를 다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부럽고 보기 좋다.



최근 발견된 퇴계(이황)와 고봉(기대승) 선생이 주고 받은 서찰에서 이 문제를 언급한 대목이 나온다.
제사를 ‘4대(고조)까지 모셔야 하느냐, 3대(증조)까지 모셔야 하느냐’ 는 것이다. 이에 ‘집안의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면 어찌 4대까지 지내겠는가’ 라고 했다.

‘또 윗대 어른이 생존해 계시면 이를 무시하고 장손 혹은 증손이 제사를 모시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했다. 윗대가 생존해 계시면 당연히 그 일족이 돌아가면서 제사를 지내야 한다’ 고 설파했다.

왜 아들만 제사를 모시고 딸은 제사를 모시지 않은가 ? 옛날에는 그러지 않았다고도 한다.

민법이 개정되면서 딸도 상속 재산권을 인정받게 됐으나 제사나 자손의 책무는 법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법이 권리만 명시하고 의무 이행에 대해서는 외면하다보니 자손들 간의 싸움만 시킨 꼴이 되고, 분쟁이 발생하는 원인제공을 하였다고 본다.
선대의 유산이 있다면 자손의 도리를 다하고 책무를 다하는 자식에게만 남녀 구분하지 말고 승계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명문가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적인 우리네 가정의 문화가 아직도 제사를 귀하게 여기고 정성을 다한다. 귀찮고 번거롭게 여긴다면 명절 또한 스트레스일 것이다. 그러나 명절이 있기에 바쁜 일상을 접어 두고 고향을 찾고 친척 간에 정을 나누기도 한다.

가족 간의 화목을 다지고 조상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미풍양속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장남이나 장손의 무거운 짐이 아니라 후손 모두가 십시일반 나누어 함께 준비하고 함께 즐기는 문화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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