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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지만 추석 명절이 모든 이에게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명절 증후군이라는 신조어가 생긴 지 오래됐고 주부들의 명절 스트레스는 사회문제가 되기도 한다.


명절 문화를 바꾸자는 사회 분위기에 힘입어 명절과 제사를 없애달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열 개 정도 올라와 있다. 물론 아직 동의자수는 미미하다.

 

제사와 차례를 귀하게 여기던 어르신들이 명절 문화를 바꾸는데 앞장서고 있다. 종갓집 장손인 전직 교장선생님 서씨(65세)는 올 추석부터 차례를 생략하기로 했다.
일단 차례 상차림 비용이 만만치 않고 제사 음식은 손이 많이 가서 장만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판단해서다.
조상에 대한 예를 다하는 제사가 의미는 있으나 그로 인해 형제 간이나 부부 간에 갈등이 생기는 게 다반사다. 직장생활하는 며느리가 차례 준비하느라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보고 시어머니가 먼저 나서 즐겁고 행복한 명절을 만들자며 차례를 지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과천에 사는 이모씨는 “며느리로서 고생은 나 하나로 끝내자” 며 명절을 가족의 모임으로 성격을 바꿨다. "제사는 우리 세대까지만 지낼테니 격식을 차리지 말고 자녀들이 와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장만해 간소하게 지내고 함께 즐기는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며느리에게 추석과 설 중 한 번은 친정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라고 하는 시어머니도 있다. 

 


이와 같은 분위기에 맞춰 22일 한국국학진흥원이 밝힌 종가 제례음식 자료집성이 눈길을 끈다. 기본 30가지가 넘는 제물을 차린다. 때문에 최근 제사 음식 간소화를 많이 권장하는데, 사실 제례의 본래 모습은 의례와 상차림이 지금보다 훨씬 간소했다는 것이다.
제사상을 차릴 때 신위를 기준으로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에 놓는 ‘홍동백서(紅東白西)’나 대추, 밤, 배, 감 등 제사상에 필수적으로 올려야 하는 과일을 일컫는 ‘조율이시(棗栗梨枾)’ 등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송나라 주자가 쓴 제례 규범서인 주자가례(朱子家禮)를 보면 간장 종지까지 포함해 제물 19종이 그려져 있다. 과일도 과(果)로만 표기했을 뿐 조율이시 따위의 과일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홍동백서, 조율이시 등의 진설법은 원전에서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생선 역시 조기, 방어 등 특정 생선을 지정하지 않고 아니라 어(魚)로만 되어 있다. 

또 명절인 설날과 추석에 지내는 차례는 제사와 다르다. 차례는 해가 바뀌거나 추수를 했다는 사실을 조상에게 고(告)하는 의식이다. 기제사와 달리 밥, 국을 비롯한 제물을 차리지 않고 계절 과일을 담은 쟁반과 술, 차를 올리는 것이다.
국학진흥원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선 보통 차례와 제사 구분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차례에 간단한 음식을 장만하는 원래 예법을 지키면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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