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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가 18번홀 탭인퍼팅을 하며 두 손을 번쩍 쳐들었다. 잠시 모자를 눌러 쓰며 눈시울을 붉혔다. 붉은 티셔츠를 입은 타이거는 챔피언답게 늠름한 걸음걸이였다. 뛰어드는 두 아이를 성큼성큼 다가가 껴안았다. 여자친구와도 포옹했다. 우승 세리모니는 5년1개월만이다. 구름처럼 모여든 갤러리들이 타이거를 연호했다. 황제의 화려한 복귀였다. 

 타이거 우즈(43·미국)가 놀라운 경기력을 보이며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했다. 24일 오전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파70·7천385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십에서다. 11언더파로 2위인 빌리 호셀보다 2타가 앞섰다. 마지막 챔피언조에서 플레이를 한 로리 매킬로이(29· 북아일랜드)는 5언더파로 공동 7위였다. 

100억원 상금의 페덱스컵은 6언더파로 4위를 한 저스틴 로즈(38 ·잉글랜드)에게 돌아갔다. 

타이거는 이번 우승으로 80승을 돌파했다. 그는 우승 뒤 인터뷰에서 “그동안 너무 힘든 시기였다. 내가 해 온 것이 믿기지 않는다” 며 눈물을 참으면서 말했다. 

우즈의 귀환은 위대한 재기 스토리다. 골프 역사에서 벤 호건의 스토리는 눈물겹다. 호건은 1949년 자동차 사고를 당해 “다시 걸을 수 없을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으나 이를 딛고 일어나 한 해에 메이저 3승을 거뒀다. 우즈가 호건의 뒤를 잇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걷기도 힘든 상태였다”며 “다시 골프를 하게 될 수 있을지도 몰랐다”고 호소하던 우즈였다. 그의 승리는 황제의 귀환이기 전에 자제심과 불굴의 의지로 완벽하게 필드에 복귀한 인간승리다. 지난해 이맘때 우즈는 침대에서 나오지도 못했으며 “골프와 관계된 것은 아무것도 못한다. 앞으로 골프를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엔 몰락의 순간이었다. 플로리다주 자택 인근에서 무언가에 취한 상태로 운전을 하다 경찰에 체포된 우즈는 초점 없이 반쯤 풀린 눈과 덥수룩한 수염, 부스스한 머리까지 엉망이었다. 우즈의 머그샷(피의자 식별용 얼굴 사진)은 '골프황제의 몰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한 사진이었다.  

조사 결과 5가지의 약물을 과다복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스트레스 때문에 심각한 불면증을 앓아 수면제를 오랫동안 복용했다. 또 통증 때문에 바이코딘 등 강력한 진통제들을 달고 살았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아팠다. 2009년 섹스 스캔들로 온 세상에 망신을 당했다. 그린 주위에서 뒤땅을 치는 칩샷 입스도 겪었다. 그의 컴퓨터가 해킹돼 우즈의 나체가 인터넷을 떠돌았다. 

우즈는 수도 없는 무릎 십자인대 수술과 네 번의 허리 수술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도 이번 대회에서 드라이브샷 비거리가 최대 349야드까지 나왔다. 페이드를 구사하는 피칭 샷은 그린 적중률을 높였다. 40대의 나이에 완벽하게 전성기의 기량을 회복했다. 메이저 우승기록이 14번인 우즈는 내년 시즌에서 이 기록경신을 위해 집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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