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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8일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사육 중이던 퓨마 1마리가 우리를 탈출했다가 4시간 반 뒤에 사살된 사건을 두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비판의 목소리가 속출하였다. 청원 내용은 대체로 관련자 처벌과 동물권 향상, 동물원 폐쇄 등의 의견을 담고 있다고 한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동물을 사랑하는 입장에서 퓨마의 죽음이 불쌍하고 안쓰럽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겠으나 이는 잘못된 동물사랑이고 삐뚤어진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퓨마는 맹금류에 속한다. 개나 고양이, 소와 말 같은 애완동물도 가축도 아니다. 관리자의 실수로 동물원 우리를 탈출했든 어쨌든 간에 방치했다가는 사람을 해칠 수 있다. 당시 출동한 동물원 측 관계자에 따르면 날이 어두워지고 동물원 숲이 울창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사살하였다고 한다. 포획하기 위해 마취를 시도했지만 실패하자 사살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들로서는 최선의 판단을 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는 동서양을 불문하고 인간을 우주만물의 중심에 두고 있다. 동양 정신세계의 본류인 유교에서는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모든 것 중에 오로지 인간이 가장 존귀”(天地之間萬物之衆 惟人最貴)하다고 가르치고 있다. 서양사상의 중심인 기독교에서도 “하나님이 천지창조의 마지막 날에 자신의 형상을 닮은 인간을 창조하고 만물을 다스리라고 하였다”고 한다. 실존철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 개개인이 다 소우주(小宇宙)이므로 인간이 없는 우주 자체 역시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자연을 보호하고 생태계를 보존하려고 하는 것도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잘 유지·관리하고 다음 세대에까지 이를 물려주려는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그렇다고 동물 애호가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들 나름대로 삶의 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도 인간이 중심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 동물원에서 진귀한 동식물을 관람하는 것도 인간의 권리이다. 그 권리 자체를 부정하고 동물권이니 동물원 폐쇄를 운운한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그 동물들이 인간의 볼거리를 위해 원래 살던 강이나 바다, 숲, 정글에서 포획되어 왔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동물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물론 고의적으로 동물을 학대하거나 남획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동물보호법이 있고 자연환경보전법이 있다. 인간의 가학성이나 탐욕으로부터 자연환경을 유지하고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지켜야할 최소한의 규범으로 정해 놓은 것이다. 그 규범을 넘어서까지 인간의 권리를 제한하고 의무를 요구할 수는 없다. 멧돼지나 고라니 등 유해조수로부터 농작물 피해를 입고 퇴치를 호소하는 농민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퓨마의 죽음을 두고 청와대 청원을 하는 동물애호가들의 목소리는 사치에 불과할 뿐이다. 

  길고양이나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구청이나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에서 제발 먹이를 주지 말라고 안내문을 붙여도 막무가내다. 그들은 불쌍하다고 먹이를 주면서 자기 위안을 얻을지 몰라도 그로 인해 주변 환경이 불결해지고 전염병이 전파되는 등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극도의 이기심의 발로일 뿐이다. 이런 잘못된 동물애호가들이 과연 자기 부모나 주변사람들에게도 그와 같은 따뜻한 보살핌과 위안을 주고 있는지 묻고 싶다. 사람이 먼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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