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 정안에서 밤농사를 짓던 신의현의 어머니(68) 하늘은 아들의 대학졸업을 하루 앞둔 날 와르르 무너졌다.
승용차를 몰던 아들이 반대편에서 달려온 1.5톤 트럭과 충돌했다. 의사는 두 다리를 절단해야 아들을 살릴 수 있다고 했다. 혼수상태 아들을 보며 어머니는 눈물이 마른 뒤에야 떨리는 손으로 동의했다. 깨어난 아들은 어머니를 원망했다. “죽게 내버려 두지. 이게 뭐냐 말이야.”
세상과 등지며 어머니를 미워한 그 신의현(38)이 스스로 일어나 재기했다. 교통사고를 당한 지 12년 만이다.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7.5㎞ 좌식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고는 외쳤다. “너도 할 수 있어. 나도 했으니까.”
신의현은 혼자가 아니다. 그의 뒤에는 수많은 좌절한 청춘들이 있다. 그들에게 말한다. "내가 이런 인생을 살 거라고 생각을 했겠나.”이건 유쾌한 농담이지만 다음은 진지하다.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장애우들은 지나간 일은 잊고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할 거란 생각으로 빨리 사회에 나왔으면 한다”고 했다.
국내 지상파 3사는 이 청년의 호소를 무시했다. 방송 3사가 똑같이 한국 –이탈리아 아이스하기 3,4위전을 중계 방송하느라 대한민국의 첫 번째 금메달이 나오는 감동의 순간을 놓쳤다.
그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동선에 카메라를 맞추는 데는 아주 유능하다. 키스타임에 대통령 부인이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에만 관심이 있다. 카메라는 신의현보다 아이스하키장에 있던 문대통령 내외에 모든 시간을 할애했다.
세상엔 숨겨진 진실이 많다. 한국의 TV매체들은 아직 멀었다. 사람 냄새 나는 방송을 위해 좀 더 신경 써라. 정치와 노조와 권력에 신경 쓰는 것에 반에반 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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