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매주 발표되는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도 여론조사 결과는 두 개의 흐름을 뚜렷이 보여준다. 리얼미터와 한국갤럽 조사를 기준으로 보면 대체로 문 대통령 지지도는 40%대 중후반을 오르내린다. 부정적인 평가는 40%초중반이다.
임기가 정해져 있는 대통령제에서 국정지지도는 번지점프와 같다. 뛰어내리면 몇 번 반등하고 출렁거리지만 결국 추락하게 된다. 그런 매커니즘 속에서 국정지지도를 40% 후반대로 유지하는 것은 그리 나쁜 성적표는 아니다.
하지만 심각한 내용은 감춰져 있다. 여론조사에 하나 같이 관통하는 메시지가 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와 50대의 문 대통령 지지도가 아주 낮다. 60대 이상이 문 대통령을 등진 지는 오래됐다. 그런데 50대마저 문 대통령의 평균지지율 아래로 떨어져 있다. 20대는 평균선 근처인데 여성과 달리 20대 남성만 떼놓고 보면 바닥수준인 30%대다. 왜 이런가? 젠더문제도 있겠지만 결국은 경제문제 때문이다.
각종 통계에서 실업자는 19년 만에 최고치를 찍고 취업자는 알바생만 늘고 있다. 이런 일자리 한파로 한국은행의 지난달 소비자동향 지수에서도 소비심리는 2년 만에 최악으로 떨어지고 있다. 외식을 줄이고 옷은 덜 사 입는다. 가계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은 청와로서는 적신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 등으로 문 대통령 지지율이 일시 반등하겠지만 경제가 나빠지면 민심의 이반을 자력으로 수습할 수 없다. 그건 그동안 동서고금 민주주의 국가의 총선결과로 입증된다.
최근 문 대통령의 경제행보가 부쩍 증가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래서 재벌과 기업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청와대로 부르고 오찬을 내 위로하고 격려하고 있다.
그 뿐 아니다. 지방을 돌며 선심정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예비타당성 제도를 면제하면서 24조원대의 지방 토목공사를 밀어붙이자 지역 민심이 호응하고 있다.
영남신공항 이슈는 닭갈비 같은 존재다. 버리기 아깝지만 먹을 것은 없다. 과거 정부가 개입했다가 번번이 본전도 못 건지고 얼버무리며 퇴각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이 위험을 무릅쓰고 부산 경남 지역의 오랜 민원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으로 기운 것은 지지도 상승과 내년 총선의 고육지책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결국 이런 게 마중물이 돼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소비심리가 개선돼야 경제가 살아난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그래야만 국민의 마음을 얻어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이상의 승리를 내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지지율 40%를 사수해야 한다. 그게 무너지면 안팎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총선도 어렵겠지만 당장 더불어민주당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 쇄신론이 분출하면 바로 레임덕에 빠진다. 지지도가 추락하면 집권당 민주당의 원심력이 커지고 이어 내년 총선이 어려워지는 것이며 그 결과 레임덕이 재촉을 받는다는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이다.
더구나 내년 4·15총선은 문 대통령에 대한 심판 선거로 흐를 게 뻔하다. 어떻게든 지지율을 40% 이상으로 유지해 레임덕을 막고 총선 승리를 견인하려고 하고 있다.
각종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일자리 한파가 더 악화되고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중국경제가 경착륙하고 한국 수출시장이 반도체 부진으로 내리막길을 걸으면 지지도 40% 중후반 유지는 결코 쉽지 않다. 거기에 북한의 비핵화가 지지부진하면 최악이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문 대통령 측근들이 기사회생하면 그나마 나을 텐데 그런 일도 생기지 않으면, 청와대 구심력보다 원심력이 더 강하게 작용하면 올해 중후반부터 문 대통령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질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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