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신임 대표와 경기고 72회 동기다. 둘은 45년지기라고 한다. 그런 이 의원이 황 신임대표에게 “메멘토 모리를 잊지마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라틴어인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너도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뜻이다. 로마 시대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장군의 개선식에서 같은 마차에 타거나 뒤를 따르던 노예가 “메멘토 모리”라고 말했다고 한다. 줄리어스 시저 같은 개선장군의 행진 때도 ‘메멘토 모리’를 외치는 장면이 나온다. 개선장군에게 교만하지 말라는 경고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 페이스북 글 전문>
45년 지기 황교안이 자유한국당 당 대표가 되었다. 축하 인사를 하기엔 한국 정치가 너무나 녹록지 않다. 친구로서 그에게 “메멘토 모리”란 말을 해주고 싶다. ‘너의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라틴어로, 로마 시대에 승전한 장군이 시가행진을 할 때 겸손해지라고 누군가 뒤를 따라가면서 외쳤다고 한다.
정치 입문과 동시에 큰 승전보를 올린 그에게 필요한 메멘토 모리는 무엇일까? 2009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치검찰의 겁박을 받으면서 썼던 ‘정치하지 마라’라는 글이다. 노 전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단어 하나하나에 담긴 노 전 대통령의 회한에 먹먹해지고, 그 사고의 깊이에 감복하게 된다.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해보고, 검사로 산전수전 다 겪어본 황 당대표가 정치를 순진하게 바라보거나 호락호락 여기고 도전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황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을 인간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좋아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글은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정치인라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통찰력이 담겨 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난관, 의도와 달리 어긋나게 되는 행보가 우연한 실수가 아니라 정치에 내재한 필연적인 것임을 담담히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나를 통해서 세상을 바꾸겠다는 다부진 의지로 시작한 정치가 어떻게 자기 자신을 삼켜버리는 괴물이 될 수 있는지를 경고하고 있다. 그래서 정치 노선을 떠나 노 전 대통령의 글은 황 대표와 우리 모든 정치인에게 ‘메멘토 모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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