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보편적 복지가 과하다. 이러다 나라 살림이 거덜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베푼다. 하지만 시대성에 뒤떨어져 형평성에 어긋나는 법도 있다.
장애인이 교통복지 혜택을 받으려면 승용차 배기량 기준이 2000cc 미만이어야 한다. 요즘 도로에 다니는 차량 중 웬만하면 2000cc이상이다. 장애인은 큰 차를 타지 말라는 것인가.
이 법률은 30여년 전 입법된 것이어서 그 당시 한국의 상황을 반영할 뿐이다. 그 당시 대형승용차가 3000cc 정도였지만 요즘은 4000~5000cc급 대형승용차도 수두룩하다. 세상이 바뀌었다.

장애인은 차량구입 시 취득세 및 등록세 면제 혜택을 받는다. 장애 등급에 따라 차량 구입 시 취득세, 등록세, 자동차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일반 장애 1~3급, 시각장애 1~4급 장애인 본인 또는 세대별 주민등록상에 등재돼 있는 가족들과 공동명의로 등록된 자동차 1대로 제한되며, 2000cc 미만 승용자동차, 승차정원 7인승 이상 10인승 이하 승용자동차, 적재적량 1톤 이하의 화물차, 15인 이하의 승합차, 이륜차 차량에 대해서만 감면 혜택이 적용된다.
또한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혜택도 받는다. 장애인 통합복지카드 발급대상자에 한해 고속도로 통행료 50% 감면된다. 이때도 승용차의 경우 배기량 2000cc 미만에 한해 감면된다.
최근 자녀가 장애를 가진 정모씨는 승용차를 바꾸면서 안전성을 고려해 배기량이 큰 것을 선택하고 싶었지만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마음을 접고 2000cc 급 승용차를 구매했다.
정씨는 “ 예전에는 2000cc 정도면 됐다. 하지만 요즘 웬만한 가정에서는 2700cc 이상이다. 장애가 있는 사람은 큰 차도 타지 말라는 것인지, 복지 혜택을 주고 싶으면 시대에 맞게 바꿔야 되는데 법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해 생색만 내는 것 같다” 고 아쉬워 했다.
김 모씨는 얼마 전 이 문제로 보건복지부와 국토교통부와 전화를 한 뒤 분을 삭이지 못했다.
보건복지부는 국토교통부로 알아보라고 하고 국토교통부는 "큰 차를 타고 싶으면 7인승 승합차를 구입하면 되지 않느냐"는 식으로 답했다고 한다.
그는 "30여 년 전 한국 경제수준과 오늘 경제수준이 크게 달라졌다"며 "복지복지 하면서 돈을 퍼붓는 정부가 장애인 차량 기준을 시대상황에 따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업무 차 지방으로 자주 다니지만 여전히 낡은 1997cc 급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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