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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한 DM(dream making)리더십포럼이사장, 전 세계일보 사장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이리 저리 함부로 걷지 마라/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지니(踏雪野中去/不須胡亂行/今日我行跡/遂作後人程'' 임진왜란 당시 선조가 내린 팔도도총섭이라는 승직을 받은 휴정 서산대사가 승병을 지휘할 때 쓴 선시 답설야(踏雪野)다. 

외로운 길을 걸어가면서 고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앞서 가는 이는 의연한 모습을 지녀야 한다는 교훈이 담겨 있다. 더욱 지금의 모든 행위가 뒤 따라 오는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고 모범이 된다는 것을 명심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김구 주석은 임시정부 사무실 벽에 이 시를 걸어 놓고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한다.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이취임사를 할 때나 자서전을 쓰면서 휴정의 선시를 좌우명인양 인용하기도 한다. 


국가지도자들이 임기를 마치면 기념관을 만들고 동상을 세운다. 미국에는 초대 대통령 워싱턴의 동상이 있고 제퍼슨과 링컨의 동상이 워싱턴 DC에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이승만 동상도 철거하고 있다. 그 외의 국가지도자의 기념관이나 동상을 세우지 않는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임기 말이나 임기를 마친 후에 불행을 겪었다. 이승만은 장기집권 독재자 오명을 쓰고 하야해 망명 도중 숨을 거두었다. 윤보선은 시민의 동요를 수습 못하고 집권 1년도 못되어 군부에 정권을 내 주었다. 

박정희는 유신헌법을 만들어 장기집권을 시도하다가 자신의 부하에 의해 살해됐다. 전두환은 광주항쟁을 강경진압 했다고 임기가 끝난 후 백담사로 갔으며 부정축재로 감옥에 갔다. 노태우는 친인척비리와 비자금 조성으로 퇴임 후 감옥에 갔다. 김영삼은 문민정부를 세웠지만 권력을 이용해 비리를 저지른 아들이 감옥에 가고 외환위기를 초래해 원성을 들었다. 김대중은 남북정상 회담 노벨상도 받았으나 아들이 둘이나 비리에 연루돼 감옥에 갔다. 노무현은 권위주의 청산에 모범을 보였으나 퇴임 후 가족의 비리 연류로 조사를 받다가 자결했다. 이명박은 청계천도 복개하고 경제살리기를 외쳤으나 퇴임 후 권력형 비리로 수감되었다가 가택연금 상태로 재판 중이다. 박근혜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창조경제 추진을 했으나 세월호 사고수습과 국정농단 촛불시위로 탄핵되어 수감된 채 재판을 받고 있다. 


 따라가는 사람들이 앞서 간 지도자들의 발자국을 보고 이정표로 삼아야 하는데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풍수지리를 하는 사람들은 북악산 밑에 자리 잡은 청와대의 터가 문제가 있다고 애기하기도 한다. 

국민이 분파를 만들어 지도자를 그렇게 만든 것인가? 아니면 지도자가 지도자 노릇을 못한 것인가? 그러면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동상만 바라보고 가야하는가? 지금도 주말 광화문과 여의도에서는 '대통령 OUT' '한센병 환자' '김정은보다 못하다' 등 막말이 난무하고 죽기 살기로 좌파 우파 갈라져 권력투쟁을 하고 있다. 내가 간 길을 따라오라고 말하기 전에 내가 가는 길에 돌을 던지지 못하게 하는 것이 급선무가 되었다. 

서산대사님이 오늘 다시 온다면 ''앞서 가는 자 따라 갈 것 없다. 각자 자기 길을 가야 한다''고 경고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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