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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안의 책방...책도 별로 없어..경기도 조례에 따라 지역서점인증서 받아...과천시 매년 도서구입비 지원


여우책방은 2016년 막걸리집 ‘별주막’안에 책방을 열었다. 빌딩 지하 1층에 있다. 그것도 계단을 제법 내려가 안으로 걸어 들어가야 찾을 수 있다. 술집 안에 있기 때문이다. 술집은 막걸리와 안주가 가득하다. 테이블 손님들은 막걸리를 마시고 있지, 책 보는 사람은 찿기 어렵다. 물론 오전 중엔 시낭송회 같은 행사도 한다고 한다.

 그래도 누가봐도 술집이다. 서점이라지만 책도 별도 없다. 술집 한 쪽  벽면에 서가가 있다. 일반인 집의 서가에 있는 책보다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런데도 다른 서점은 다 어렵지만 이 서점은 순항한다고 스스로 광고하고 다닌다. “창업비도 남았고 개업 4년차에 망할 걱정을 안 한다”고 자랑한다. 

일반 서점은 목구멍에 풀칠하기도 힘든 시절이다. 여우책방의 비결이 뭘까. 

 

오마이뉴스 기자가 지난해말 여우책방을 찾았다. 다음은 르포기사다. 

“책방의 첫 느낌은 낯설었다. 책보다 막걸리가 더 많아 보이는데, 여기가 책방이라고? 서가의 책이 우리 집 책장에 꽂혀있는 책보다 더 적어보였다. 이렇게 책 몇 권 가져다 놓고 책방이라고 말해도 되는 건가.

사람들이 오프라인 서점을 이용하는 주된 이유는 온라인 서점에 주문하고 배송될 동안 기다리는 시간이 싫어서, 혹은 진열된 책을 훑어보다가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바로 구입하기 위해서라던데 책방의 책이 너무 적었다.

책방 주인이 무려 5명인 데다 밤에는 막걸리 주막집이고 낮 동안만 책방이다. 

"책을 팔아 돈을 벌고 있을까?" ”


기자의 의문이 풀렸다. 


과천시 별양로 신라상가 지하 1층의 별주막 막걸리집은 6대 과천시의회 전반기 의장을 지내고 2014년 과천시장에 출마해 낙선했던 서형원씨(51)가 주인이다. 

별주막의 30평 넘는 공간 속에 ‘숍인숖’ 형태로 문을 연 ‘여우책방’은 같은 시기 시의원을 지낸 박정원(57) 전 의원이 대표자다. 서 전 의장은 녹색당, 박 전 의원은 당시 정의당 소속이었다. 

여우책방은 별주막에 깃들었으니 임대료 부담이 거의 없다. 알려지기로는 임대료는 보증금 없이 월 10만원이라고 한다. 협동조합으로 운영되는데 5명의 조합원이 있고 술집을 하는 서씨도 여우책방의 조합원으로 등록돼 있다. 서씨는 막걸리를 팔아 수익을 남기고 책방에서 얻은 수익금도 배분받을 것이다. 


여우책방이 순항하는 배경엔 경기도 조례가 있다.

여우책방은 경기도지역서점 인증을 받았다. 경기도콘덴츠진흥원으로부터 실사를 받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과천시가 시 예산으로 책을 사준다. ‘지역서점 활성화 도서구입비 지원현황’에 따르면 2017년, 2018년에 1700만원을 지원했다. 

과천정보과학도서관 측은 “예산을 투입한 것이 아니라 경기도 조례에 따라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해 도서구입비로 지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경기도인증서점 자격을 확보한 여우서점에 시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분명하다. 


경제난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부러워할 판이다. 평범한 사람들에겐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 

여우책방의 순항이 협동조합을 통해 나온 멋진 아이디어인가? 아니면 진보진영 전직 시의원들의 네트워크가 만들어낸 결과인가?



 여우책방 조합원들은 지난해말 <여우책방, 들키고 싶은 비밀>이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했다. 이 책방의 베스트셀러 목록엔 이들이 쓴 이 책과 별주막 주인 서형원씨가 쓴 책들이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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