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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에서 EU(유럽연합)에 반기를 들며 반(反)난민 정책을 주도한 빅토르 오르반(55) 헝가리 총리가 9일 총선개표에서 압도적인 의석을 확보하며 4선에 성공했다. 반난민을 앞세워 민족주의를 자극한 것이 먹혀들어가 압승을 거뒀다. 난민에 거부감이 강한 젊은 층이 오르반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오르반의 4선 성공으로 동유럽에서 우파 민족주의가 더욱 기승을 부리며 '동유럽 대 서유럽' 대결 구도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르반은 2022년까지 장기 집권하게 됐다. 유럽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이어 또 한 명의 장수 총리가 등장하게 됐다.


▲ 4선에 성공한 헝가리 오르반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유럽연합(EU)의 난민 수용 정책을 깎아내렸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영웅'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2010년 총선에서 44% 지지율로 3분의 2 의석을 차지한 뒤 오르반 총리와 피데스는 사법부, 언론을 정부 영향력 아래 두기 시작했고 선거 방식도 여당에 유리하게 바꿨다.
심지어 애국, 보수적 가치를 중시하는 내용으로 학교 교과서를 다시 펴내고 많은 예술극장의 감독까지 교체하면서 오르반 총리는 '빅테이터(빅토르와 독재자를 뜻하는 딕테이터의 합성어)'라는 별명을 얻었다.
여당이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데는 경제적 안정이 크게 작용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EU는 올해 헝가리의 경제 성장률을 3.7%로 전망했다. EU 평균 경제 성장률 전망치 2.3%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아우디, 다임러 등 외국 자동차 업체들은 헝가리에 공장을 지었다.
오르반 총리는 2010년 집권 이후 3연임을 하게 된다. 1998년 35세의 나이로 유럽 최연소 총리가 됐을 때까지 더하면 4선이다.

2015년 유럽에 난민 위기가 불거졌을 때 오르반 총리는 메르켈 총리의 개방 정책을 비판하면서 레이저 철조망을 세르비아와 맞닿은 국경에 설치했다. 난민을 독극물로 부르는 등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사용해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오히려 난민사태를 지렛대로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오르반 총리는 최근 영국, 서방과 러시아의 외교관 추방전에서 예상을 깨고 영국 편을 들면서 러시아 외교관을 부다페스트에서 추방했다. 그동안 친러 성향을 보였던 헝가리로서는 이례적인 조치다.
이런 조치를 두고 국내 정치·경제 상황에 자신을 가진 오르반 총리가 EU와 러시아 사이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동유럽의 골목대장들. 이미지=조선일보


난민을 '독극물' '무슬림 침략자'라고 부르며 동유럽 골목대장 역할을 하는 오르반의 정치적 입지가 확고해지면서 동유럽이 EU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 된 유럽'이라는 가치가 흔들릴 수 있다.

오르반은 2014년 남쪽 국경 전체에 장벽을 쌓아 난민 유입을 막았다. 이때부터 단 한 명의 난민도 받지 않았다. 오르반은 "우리는 제국이 아니라 자유로운 국가동맹을 원한다"며 EU가 상전 노릇을 하는 데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동유럽에서 헝가리 못지않는 나라가 폴란드다. EU에 강경하게 맞선다. 유럽에선 "폴렉시트(폴란드의 EU 탈퇴)가 걱정된다"고 할 정도다. 체코와 슬로바키아도 비슷하다.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은 "난민의 조직적 침공을 저지하자"고 했다. 안드레이 키스카 슬로바키아 대통령은 "EU의 난민할당제는 불행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1989년 공산주의 붕괴 이후 동유럽에서 퍼진 자유민주주의가 더 이상 대중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강경 노선을 걷는 정치 지도자들이 다시 득세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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