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지난 12일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리퍼폰(refurbished phone) 판매량이 1억 4000만대로 1년 전보다 13%나 성장했다고 밝혔다.  중고폰 시장 점유율은 9.3%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3번째로 많다. 미국의 시장조사 업체 IDC는 2020년까지 리퍼폰 시장규모가 2억2000만 대까지 성장할 거로 보고 있다. 3년 사이에 50% 이상 성장한다는 것이다.
 

중고폰 시장이 급성장 하는 이유는 최근 2~3년 사이에 신제품과 구형 제품 격차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또 새 스마트폰의 가격이 100만원을 넘을 정도로 비싸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9이 95만7,000원, 애플의 아이폰X(텐)이 136만700원, LG 전자의 V30S 씽큐는 104만 8300원이다. 소비자는 신제품보다 20~30만원 싼 중고폰을 구입하려 한다.
 애플은 2015년부터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신제품을 제공하고 구형 모델을 회수하여 인도와 아프리카 등지에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부터 구형 갤럭시 스마트폰을 매입하여 개발도상국에 판매한다. 리퍼폰 판매는 점유율 확대와 재고 정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고가 스마트폰 시장은 정체되고 중고폰 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기술 집중 기업보다 플랫폼 집중 기업이 앞질러 가는 이유도 기술의 지속적인 개발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첨단을 달리는 ICT 기업들이 치열한 기술전쟁을 하면서도 사회와 환경도 돌아볼 일이다. 인간에게 제공한 문명의 이기가 삶의 질을 높이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수천 년 간 인간의 눈은 인쇄물에 빠져 있다가 지금은 인터넷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하철 안에서나 밖에서나 모두 스마트폰에 시선이 잡혀있다. 선진국에서 사용하던 것을 후진국으로 보내고 그 다음 지구 아닌 다른 별로 보낼 수도 없고 쓰레기로 쌓일 것이다. 산업 쓰레기 재활용, 문명 오물 처리를 고민해야 한다.

<저작권자 이슈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