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연일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다.
이에 따라 홍준표 변수가 김종인 체제의 안착 및 성공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김종인체제에 대한 홍준표 전 대표의 공격은 집요하게 거듭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체제에 대한 당내 당선자들의 불만세력을 자신이 껴안아 이를 당 장악의 디딤돌로 쓴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전 대표의 40대 모습. 사진=홍준표 페이브북
홍준표의 저돌적인 공격성은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보여주었다.
당시 그는 자신이 경남 창녕 등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연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형오 공천위원장을 ‘막천’‘협잡’이라고 비난하고 황교안 대표에 대해 “쪼잔한 정치”라고 비꼬았다.
결국 김 위원장은 중도 사퇴하고 황 대표는 종로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정치일선에서 물러났다.
또 그는 자신을 호의적으로 취재한 유튜브와 비판한 유튜브를 공개했으며, 조선일보 출신기자가 쓴 지방신문 칼럼도 공유해 비판대에 올렸다.
심지어 “홍준표 전 대표의 대구수성을 출마를 (기회주의적이라고) 비판한” 조선일보의 작은 박스기사에 발끈, “한 때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였지만 이젠 니들의 영향력은 내가 알기로는 3%도 안된다”며 허위날조 기사라고 지적하고 “ 정적쳐내기 협잡 막천이라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이 조선일보의 사시(社是)인가. 오늘부터 조선일보는 절독 한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수성을에서 당선된 뒤 이번에는 공격의 초점을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에게 맞추고 있다.
“카리스마가 있어 보인다”당초 지지했지만, 그가 “홍준표 전 대표 등 한 번 대통령선거에 나섰던 사람들은 시효가 끝났다”고 언급하자 공격의 대상으로 바꿨다.
그러고 난 뒤 최근엔 하루에도 너댓번씩 페이스북에 김종인 비대위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그는 26일에도“국민의 심판을 받아 낙선한 지도부들이 모여서 비대위원장을 추천한다는 것은 정치 상식에도 맞지 않고 옳지도 않다”며 “더구나 뇌물전과자를 당헌까지 개정해 무소불위한 권한을 주면서 비대 위원장으로 데리고 온다는 것 또한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또 "정체불명의 부패 인사가 더이상 당을 농단하는 것에 단연코 반대한다"며 "(비대위 체제 전환을 확정할) 전국위원회 개최 여부를 지켜보고 다시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통 보수우파 야당이 그렇게 만만해 보였다면 그건 크나큰 오산이 될 것”이라며 “노욕으로 찌든 부패 인사가 당 언저리에 맴돌면서 개혁 운운하는 몰염치한 작태는 방치하지 않겠다”고 했다.
'부패 인사'란 김종인 전 위원장을 가리키는 말이다. 1993년 4월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에서 민주정의당 의원이던 김 전 위원장은 동화은행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당시 검사이던 홍 전 대표는 이 사건을 맡은 함승희 주임검사 요청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김 전 위원장(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을 심문해 자백을 받았다고 전날 폭로했다.
홍 전 대표는 이 같은 폭로 배경에 대해 “더이상 이전투구의 장에 들어가기 싫지만, 당의 앞날을 위해 부득이하다고 판단했다. 방관하는 자는 지도자가 되지 못한다는 충고도 한몫했다”고 했다.
그는 또 다른 글에서 “부끄러움을 안다면 이제 우리 당 언저리에 더 이상 기웃거리지 말라. 뇌물 전과자로 개혁 대상자인 분이 지금까지 '개혁 팔이'로 한국 정치판에서 이 당 저 당 오가며 전무후무한 '비례대표 5선'을 했으면 그만 만족하고 그만둘 때가 되지 않았냐”고 때렸다.
홍 전 대표의 좌충우돌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전 당 대표가 쏟아낸 말들에 얼굴이 화끈거려 낯을 들고 다닐 수 없다. 국민의 손가락질이 보이지 않나"라고 했다.
당내 상당수 당선자들은 대안이 없다면서 김종인 체제에 찬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홍 전 대표 지지자들은 홍 전 대표의 저돌성에 환호하고 있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도 소설가 이문열 등이 지원유세에 나서는 등 보수층에서는 일정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총선 선거운동 기간 대구수성을에 간 소설가 이문열. 그는 홍준표 후보 지원유세를 벌였다. 사진=홍준표페이스북
홍 전 대표는 특히 수성을에서 당선된 뒤 “부활했다”고 강조하면서 “나는 온실속의 화초가 아닌 산야의 들꽃처럼 살았다. 등소평처럼 오뚜기 인생이다”고 했다.
오뚜기 인생 홍준표가 다시 김종인 비대위위원장과 한판 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는 28일 전국위에서 결정된다.
그가 28일 최종적으로 통합당 비대위원장을 맡게 되면 큰 폭의 쇄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늦어도 차기 대선 1년 전인 내년 3월엔 당정비를 마치고 떠날 것이라고 심재철 당대표권한대행에게 밝혔다고 한다.
김 전 위원장은 그동안 인터뷰, 공개 발언 등에서 당명 개정, 정강정책, 인물 교체 등 큰 폭의 개혁을 예고해 왔다.
여야를 넘나들고 나이 80세에 정치판을 평정하기 위해 나선 김종인의 내공은 이만저만하지 않다.
홍준표의 공세에 호락호락 물러설 사람이 아니다.
그는 홍 전 대표 등 반발에 대해 “신경 안 쓴다”고 일축했다.
김종인은 "경제를 잘 아는 40~50대 대통령 후보"를 만들기 위해 홍준표 등 당안팎 보수리더들을 단호하게 쳐낼 가능성이 크다.
시대정신을 탁월하게 읽어내고 그에 맞춰 적절한 메시지를 담아낼 줄 아는 그의 능수능란한 정치적 감각이 홍준표의 도전을 용납하지 않으려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홍준표는 더 거칠게 반발할 것이고 그러면 통합당은 흔들거리고 심하면 뒤뚱댈 수도 있는 것이다.
김종인-홍준표의 내전은 어떤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어떤 결말을 가져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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