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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치러진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93세의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의 야권연대가 승리했다. 61년만의 첫 정권교체다. 노정객 마하티르는 시종일관 권력에 맞서는 도전의 삶을 살았다.


▲ 노익장의 마하티르.


▶고령 정면돌파
마하티르는 한국의 JP(김종필 전 총리)보다 나이가 한 살 많다. JP는 중풍으로 쓰러지기 전 “황혼에 서녘하늘을 벌겋게 물들이고 싶다”며 정치적 투혼을 불살랐지만 이루지 못했다. 마하티르는 JP보다 더 반골이고 더 도전적이고 더 신체의 체력이 강하다.
선거전에서 마하티르의 고령이 최대 약점이었다. 이렇게 정면돌파했다. “나이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시간이 흐르면서 먹는 물리적 나이, 다른 하나는 신체적 나이다. 신체적 나이가 물리적 나이와 반드시 일치하진 않는다.”  마하티르는 건강을 입증하기 위해 하루에도 수차례씩 유세를 벌였다. 노망이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유세를 통해 유권자와 자주 만나야 했다.

▶도전적이고 유연한 정치역정
마하티르는 1925년 영국 식민 치하의 말레이 반도에서 태어나 의사로 살다 1957년 말레이시아의 독립을 전후해 정치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첫 도전은 44세이던 1969년. 당시 툰쿠 압둘 라만 당시 총리라는 권력에 맞섰다. 그가 중국계의 경제적 지배에 짓눌린 말레이계를 대변하지 못한다고 비난하다가 정계에서 축출됐다. 마하티르는 1972년 툰쿠 총리가 사임하자 복귀해 각부 장관과 부총리 등을 역임하며 승승장구했다.
1981년 후세인 온 당시 총리가 건강 악화로 사임하자 총리직을 승계했다. 이후 2003년까지  22년간 장기 집권을 이어갔다.
두 번째 도전은 자신의 후계자인 현 나집총리의 부패스캔들이 2015년 터지자 퇴진운동에 앞장섰다. 노구를 이끌고 반나잡 운동을 벌이다 자신이 몸담았던 집권여당 국민전선(BN)에서 축출됐다. BN은 1957년 말레이시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61년간 장기집권을 해온 정당이다. 이후 야당 지도자로 변신해 지난해 말 야권연합(PH)의 총리 후보로 추대됐고 야권의 선거운동을 지휘해 총선서 승리했다.
나집 총리는 국영투자기업 1MDB에서 35억 달러(약 3조7000억원) 이상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마하티르는 15년만에 다시 총리직에 오른다. 이 경우 그는 세계 최고령 국가정상이 된다. 현재 현직인 국가정상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인물은 튀니지의 베지 카이드 에셉시(92) 대통령으로 알려졌다.
마하티르는 동성애 혐의로 투옥된 야권의 실질적 지도자 안와르 전 부총리가 올해 6월 석방되면 적당한 시점에 총리직을 이양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와르는 1998년 마하티르 총리에 의해 숙청된 후 야권에 합류했다. 마하티르는 자신이 쫓아냈던 안와르 전 부총리와도 손을 잡을 만큼 정치적으로 유연하다.

▲ 9일 치러진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승리한 신야권연합 희망연대(PH) 지도부가 일제히 환호성을 울리고 있다.


▶근대화의 아버지이자 철권통치 독재자
마하티르는 가난한 농업 국가였던 말레이시아를 제조업 강국으로 변모시켜 '근대화의 아버지'로 불리면서 한편에선 22년간 말레이시아를 철권통치한 독재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장기집권 동안 마하티르는 경제성장을 먼저 이뤄낸 한국과 일본의 사례를 배워야 한다는 '룩 이스트(Look East)' 정책과, 말레이시아를 2020년까지 선진국 대열에 올려놓겠다는 '와와산 2020' 등을 주창하며 강력한 국가주도 경제발전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말레이시아는 1990년대 들어 신흥공업국 대열에 올라섰다. 국내총생산(GDP)은 1981년 250억 달러(약 27조원)에서 2003년 1천100억 달러(약 120조원)로 급격히 증가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때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를 일축하고 고정환율제 채택, 외국자본 유출 금지 등 독자적 조치로 경제를 회복시켰다. 이 과정에서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사법부를 정부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등 독재와 인권탄압을 자행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반미주의적 태도로 서방과 줄곧 마찰을 일으켰다. '부미푸트라'로 불리는 말레이계 우대 정책을 고수해 중국계와 인도계를 차별했다. 이는 실책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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