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건설사 회장 출신인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19대 국회부터 국토위원으로 활동했다. 20대 국회 후반기(2018년) 원 구성에서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로 뽑혔다.
그가 국토위원으로 활동한 최근 5년 동안(2015년 4월~2020년 5월) 가족이 운영하는 지역건설사가 국토위 피감기관으로부터 기술료 등으로 1000억원을 수주했다면서, 여당이 일제히 박 의원을 몰아세우기 시작했다. 박 의원은 지난 8월 MBC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이 자신의 이해충돌 논란을 보도하자 상임위를 국토위에서 환노위로 옮겼다.
시민단체가 직권남용과 부패방지법·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혐의로 박 의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박 의원은 부인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 사진=박덕흠페이스북
박 의원은 1953년 옥천군에서 태어난 올해 67세의 3선의원이다. 지역구는 충북 보은 옥천 영동 괴산 복합선거구이다. 2016년 재산신고액은 507억원이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 전 건설사를 경영했다. 국회의원이 된 뒤 아들과 친형 등에게 건설사 경영을 맡겼지만 대주주이거나 지분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
그의 가족들은 박 의원이 회장이었던 원화코퍼레이션 사무실과 같은 건물에 건설사, 레저산업사 등 4개의 기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21일 국민의힘은 박덕흠 의원에 대해 당 차원 긴급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했다.
박덕흠 의원이 피감기관으로부터 가족 회사를 통해 1천억원대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 의원들은 일제히 공세를 폈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21일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 "공직자윤리법, 부패방지법 위반일 수 있고 제3자 뇌물죄에 해당할 수도 있는 국회 역사상 최대이자 최악의 이해충돌 사건"이라며 "국민의힘이 정당한 조치를 발 빠르게 취해야 한다"며 제명을 촉구했다.그는 민주당이 재산신고 누락 논란에 휩싸인 김홍걸 의원을 신속히 제명했다고 강조했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장관직을 내놓으라며 남의 티끌에 난리를 치더니 제 눈의 들보는 모른 척 한다"며 "국민의힘이 정말 국민의 힘을 두려워한다면 부정부패·비리 척결 차원에서 단호히 조치해야 한다"고 했다.
박덕흠 의원은 21일 “이해충돌은 없었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내가 이해충돌이라면 대통령 아들딸은 아무 데도 취업하면 안 된다. 그 회사 매출이 오르거나 회사가 잘 되면 다 이해충돌에 걸리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가족 회사가 공개 경쟁입찰로 공사를 수주했다”며“아들이 나로 인해 사업에 제약을 많이 받았다. 전보다 수주량이 많이 떨어졌다” 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20대 국회 국토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건설회사의 입찰 담합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에 반대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2016년 11월 8일 국토법안심사소위 속기록에 따르면 박 의원은 '기간 제한 없이' 3회 이상 과징금 처분을 받으면 건설업 등록을 말소하도록 한 법안을 "사형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해당 법안은 기간을 9년으로 완화한 형태로 처리됐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가족 명의 건설회사가 피감기관으로부터 거액의 공사를 수주한 것과 관련, "공개경쟁 전자입찰제도에서 누군가에게 특혜를 줄 수 있거나 압력을 가하여 수주를 받을 수 있다는 여당측 주장이 가능하다면 현행 조달시스템은 바뀌어야 한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여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는 정부가 만들어 놓은 G2B 시스템(국가종합 전자조달시스템)을 현 정부 스스로 공공성을 부정하는 모순적인 행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저는 2014년 기획재정위원회로 배정받고, 주택백지신탁심사위원회 결정에 따라 관련 주식을 동년 9월경 적법하게 백지신탁을 했다”며 이해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의원 당선 후로 15년간 회사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자신이 백지신탁한 회사뿐 아니라 '형님 회사'를 비롯해 언론에서 보도된 5개 회사의 공사 수주가 확연히 감소했음을 강조하며 "특혜를 받았다면 수주가 늘어야 맞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이날 박 의원은 사안별로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여당은 제가 국정감사에서 말 한마디 발언했다고 공사가 늘고, 관련 상임위에 배정되었다고 공사가 늘고, 간사로 선임되었다고 공사가 늘었다며 억측을 쏟아내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가 계약제도의 공정함을 신뢰하고 경영을 일궈나가는 기업인들에게 정부를 믿지 말라고 얘기하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구체적으로 개별 의혹들에 대해 "K씨와 임원 50명이 2017년 저를 중앙지검에 진정했다는 언급이 있어 많은 임원들이 저를 의심하고 있었던 것 같은 인상을 주었으나, 확인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며 "검찰청에 직접 확인한 결과, 제가 진정사건의 당사자이거나, 관련하여 고소·고발된 사건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골프장 사업 투자 의혹에 대해선 "제가 몸 담았던 전문건설협회의 중앙회 회장을 역임했던 K씨가, 코스카CC를 조성하는 과정에 제가 부당하게 개입해 855억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는 내용으로 9월 10일경 저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한다”며 “그러나 저는 감독기구인 운영위원회의 위원장에 불과해 골프장 건립 과정에서 구체적인 결정을 하거나 사업계획의 집행에 관여를 할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는 "2~3일 내에 무고죄로 고소함과 아울러 손해배상 청구도 할 것”이라고 맞고소 방침을 밝혔다.
그는 서울시 400억 공사 수주 의혹에 대해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당(당시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회사를 위해 불법을 눈감거나 지시할 시장님이 아니라는 사실은 국민이 더 잘 알 것"이라면서 "그 의혹이 사실이라면 당시 시장 비서실장이었던 민주당 천준호 의원과 이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진성준 의원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하태경 "당 대표 김종인 사과해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김종인 비대위원장에게 "박덕흠 의원 사건, 이런 것 터질 때 적어도 당대표는 사과해야 된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날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명확하게 확인된 팩트는 건설업을 하는 분이 국토위를 5년간 했다, 간사도 했다. 이건 국민들이 볼 때 납득이 잘 안 되지 않냐”며 이같이 말했다.
하 의원은 "어쨌든 간에 그래서 이거는 당이 시켜준 거다. 본인이 원해도 당이 안 시켜주면 안 되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런 부분들은 지도부가 신속히 사과를 해야 하고 조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성일종 “정치적 책임 져야” 엄중대응 촉구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박덕흠 의원에 대해 "정치적인 책임이나 도덕적 책임은 분명히 져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결단을 촉구했다.
비대위원인 성일종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박덕흠 의원이 건설회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해충돌에 관련되는 이런 부서(국토위)에는 가능하면 안 가는 게 맞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명이 됐든 뭐가 됐든 우리 당이 민주당이 요구했던 도덕적 기준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준해서 저희 당도 엄중하게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엄중 대응 방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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