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장관이 또다시 정면충돌했다.
추미애 장관이 18일 선공을 취했다. 법무부가 윤석열 총장을 거명하며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채널A 사건에 대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 수사배제 등에 침묵했던 윤 총장은 이번에는 물러서지 않았다. 법무부 발표를 '허위사실 공표'로 보고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자 추 장관은 라임사건과 윤석열 총장 가족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
추미애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이 외나무 다리에서 일전을 겨루고 있다.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윤석열 “살아 있는 권력범죄 엄벌하는 국민검찰 돼야”
윤석열 검찰총장은 3일 "살아있는 권력 등 사회적 강자의 범죄를 엄벌해 국민의 검찰이 되자"고 말했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신임 부장검사 30명을 상대로 한 리더십 교육 강의에서 “국민이 원하는 진짜 검찰 개혁은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눈치보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총장의 이날 발언은 청와대와 추미애 법무장관의 검찰개혁 주장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어 “검찰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공화국 정신에서 탄생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새로 부장이 된 여러분이 이런 검찰을 만드는 데 앞장서 달라. 나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총장은 "검찰 제도는 프랑스혁명 이후 공화국 검찰에서 시작했다"며 검찰이 시민혁명의 산물임을 강조한 뒤, "검찰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공화국 정신에서 탄생한 것인 만큼 국민의 검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검찰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의 비리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하고, 그것을 통해 약자인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윤 총장은 부장검사들에게 “부장으로서 부원들에게 친한 형이나 누나와 같은 상담자 역할을 하고 정서적 일체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팀워크를 잘 만드는 리더십이 중요하고, 사건에서 한 발 떨어져서 객관적인 시각에서 후배를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윤 총장은 1시간 가량 강의후 오후 6시부터는 참석자들과 만찬을 했다.윤 총장이 방문한 진천 본원은 추미애 장관에 의해 좌천된 한동훈 검사장이 근무 중인 곳이다.이날 연수원 앞에는 '윤석열(포청천) 밴드 회원 일동' 명의로 '윤석열 총장님은 우리의 영웅입니다' '한동훈 검사님 힘내십시오'라고 적힌 지지자들의 화환들이 세워지기도 했다.
추미애 "윤석열, 언행과 행보 검찰 중립 훼손"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3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권력기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그 어느 기관보다 엄중하게 요구되는 바, 특히 그 정점에 있는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맹비난했다.
추미애 장관은 이날 오후 '나도 커밍아웃한다'는 300여명의 검사들을 모두 제명하라는 국민청원에 대해 법무부를 통한 답변에서 이렇게 말했다.
추미애, 윤석열 가족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 박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9일 라임의 로비 의혹 사건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가족 의혹 사건에 대해 윤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했다.
윤 총장에 대한 불신임이자 사퇴 압박이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라임 로비 의혹 사건 및 검찰총장과 가족, 주변 관련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72년 헌정 사상 4번째로 추 장관은 지난 7월 채널A사건 이후 3개월만에 다시 꺼내들었다.
법무부는 “법무부장관은 서울남부지검에 대해 라임자산운용 관련 로비 의혹이 제기된 검사와 검찰수사관을 수사·공판팀에서배제하여 새롭게 재편하고, 서울중앙지검에 대해서도 관련 수사팀을 강화해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할 것을 주문했다”고 했다.
법무부는 라임 로비 의혹과 관련해선 ▲검찰 출신 변호사가 구속 피고인에게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려면 청와대 행정관으로는 부족하고 수석 정도는 잡아야 한다. 총장에게 보고하여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라며 회유협박하고, 수사팀은 구속 피고인을 66번씩이나 소환하며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 ▲검찰총장이 수사팀 검사 선정에 직접 관여하고 검사장 출신 유력 야권 정치인에 대한 구체적 비위 사실을 직접 보고 받고도 여권 인사와는 달리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보고가 누락되는 등 사건을 제대로 지휘하지 않았다는 의혹 ▲현직 검사들에 대한 향응 접대와 다수의 검찰 관계자에 대한 금품 로비가 있었다는 구체적인 제보를 받고도 관련 보고나 수사가 일체 누락되었으며 향응을 접대받은 검사가 수사팀장으로 수사를 주도하였다는 의혹 등을 거론한 뒤 "일부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총장 가족 의혹과 관련해선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시 배우자가 운영하는 ㈜코바나에서 각종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수사 대상자인 회사 등으로부터 협찬금 명목으로 거액을 수수하였다는 의혹 ▲도이치모터스 관련 주가조작 및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매매 특혜 사건에 배우자가 관여되었다는 의혹 ▲장모의 요양병원 운영 관련 불법 의료기관개설, 요양급여비 편취 혐의에 대한 불입건 등 사건을 무마하였다는 의혹 ▲전 용산세무서장 로비사건 관련 피의자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기각 및 불기소 등 사건을 무마하였다는 의혹 등을 열거했다.
추 장관은 "라임 로비의혹 사건은 관련된 진상을 규명하는데 있어 검찰총장 본인 또한 관련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독립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며 "또한, 본인 및 가족과 측근이 연루된 사건들은 '검사윤리강령' 및 '검찰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라 회피하여야 할 사건이므로 수사팀에게 철저하고 독립적인 수사의 진행을 일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수사지휘권 행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수용했다.
윤 총장은 "수사팀은 대규모 펀드사기를 저지른 세력과 이를 비호하는 세력 모두를 철저히 단죄함으로써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추 장관이 꺼내는 윤 총장 주변 문제는
추미애 장관의 이날 수사지휘에 따라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박순배) 등은 대검에 수사 내용을 보고하지 않고, 그 결과만 윤 총장에게 보고한다. 대검찰청은 "윤 총장은 애초부터 가족 관련 사건 수사에 대해 개입하거나 보고를 받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제기한 윤석열 검찰총장 가족과 주변인에 대한 의혹은 이미 청문회에서 나온 이슈이다. 청문회에서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윤 총장후보자를 적극 옹호했다.
추 장관은 2019년 윤 총장 부인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수사 대상자인 업체 등으로부터 협찬금을 수수했다는 의혹 사건에 대해 지휘권을 박탈했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의 인사청문회 준비팀은 "해당 전시회 협찬은 윤 총장이 후보로 추천되기 이전에 완료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협찬 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은 "해당 업체들은 김씨의 회사가 아닌 주최사인 언론사에 협찬한 것"이라고 의혹을 반박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윤 총장 청문회에서 당시 야당의 의혹 제기에 업체들과 같은 주장을 하며 반박했다.
김씨가 2010~2011년 도이치모터스 관련 주가 조작에 관여됐다는 의혹도 수사지휘 대상에 포함됐다.
이는 2013년 폐기된 경찰 내사 보고서를 근거로 제기된 의혹이다.
경찰 내사는 사건화되지 못하고 종결됐다.
당시 금감원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통보받은 사건이다.
추 장관은 윤 총장 장모 최모씨가 2013년 투자한 요양병원의 관련자들이 의료법 등을 위반해 처벌을 받았지만 최씨만 입건되지 않아 이를 무마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꺼냈다.
최씨 측은 "이미 판결을 통해 최씨가 관여되지 않았다는 점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문제점을 인식해 이사장에서 중도 사퇴했고, 오히려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윤 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윤대진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로비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검찰 출신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의혹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은 청문회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며 해명했다.
당시 야당의 의혹제기에 여당의원들은 윤 총장을 적극 감쌌다.
진중권 "저쪽 의인은 하나같이 사기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0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근거가 사기꾼의 증언”이라며 “이제 웃음조차 안 나온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사지휘권 발동이 개똥처럼 흔해졌고 국가 시스템이 무너져내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쪽에서 ‘의인’으로 내세우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사기전과가 있는 사람들”이라며 “검언유착 공작의 제보자도 그렇고 라임펀드의 김봉현도 그렇고 한명숙 복권운동의 증인들도 그렇고”라고 했다.
이어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근거도 두 번 다 사기꾼의 증언”이라며 “재미있는 나라다”라고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자료사진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날 자신이 야권 정치인과 검사 비위에 대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진술을 보고받고도 수사 지휘를 하지 않았다는 법무부 발표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윤 총장은 이례적으로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를 통해 "턱도 없는 이야기다. 수사를 내가 왜 뭉개느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윤 총장은 "수사팀이 야권 인사에 대해 수사한다고 해서 수사하라고 지시했고, 지금도 수사 중"이라며 "여야가 어디 있느냐. 일선에서 수사를 하면 총장은 지시하고 말고 할 게 없다. 누구를 수사해라 말라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검사의 비위 사실을 보고받고도 수사를 제대로 지휘하지 않았다는 법무부 주장에 대해 "전혀 보고받은 바가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윤 총장은 자신이 라임 사건의 수사검사 선정에 직접 관여했다는 법무부 발표에 대해 "타 청에서 파견 보내는 건 법무부와 대검, 해당 청이 서로 협의해서 정하는 것으로, 법무부가 최종 승인을 해야 해 총장이 전적으로 할 수도 없다"면서 "대검은 외부 파견만 재가한다. 수사검사 선정을 총장이 다 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대검은 앞서 법무부 발표에 대해 “허위 중상모략”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오후 법무부 발표 직후 입장문을 통해 "법무부 발표 내용은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으로서 검찰총장에 대한 중상모략과 다름없으며 전혀 납득하기 어렵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은 라임 사건과 관련해 수차례 철저한 수사 지시를 했다. 야권 정치인 로비 의혹도 지시에 따라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반박했다.
대검은 "(윤 총장은) '검사 비위 의혹'은 지난 16일 언론보도를 통해 최초로 인지하게 됐고, 그 즉시 남부지검에 김봉현 조사 등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면서 "이튿날인 17일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재차 지시를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라임 사건을 지휘했던 송삼현 당시 서울남부지검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지검장으로 재직하면서 보고한 내용 중에 총장이 하지 말라고 한 게 하나도 없다. 총장은 여든 야든 철저히 수사해서 규명하라고 했다"면서 "여야를 가려서 지시한 적은 없다. 검사장 출신 야권 인사에 대해서도 보고했는데 똑같이 말씀하셨다"고 밝혔다.그는 검사들의 술 접대 의혹은 "나도 모르는 사실이고 보고받은 적이 없다"며 "그래서 총장도 모르는 게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법무부는 “윤석열 총장이 라임자산운용 사건 수사검사 선정에 직접 관여하고 철저한 수사를 수차 밝혔음에도 ‘야권 정치인 및 검사 비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비위 사실을 보고받고도 여권 인사와는 달리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휘하지 않았다’는 의혹 등 그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윤 총장의 수사지휘를 강하게 문제 삼았다.
법무부는 18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야당 정치인과 검사 비위에 대해 진술했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휘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다며 별도의 수사팀 구성 방침을 밝혔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윤 총장을 정조준하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문을 통해 "법무부는 16~18일 사흘간 라임자산운용 사건 관련 스타모빌리티 김봉현 대표에 대한 직접 감찰조사를 실시하여,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검사 및 수사관에 대한 향응 및 금품수수 비위’, ‘검사장 출신 야권 정치인에 대한 억대 금품로비’ 등의 의혹에 대해 김봉현 대표가 '여권인사 비위' 의혹과 함께 검찰에 진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한 사실을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총장이 라임자산운용 사건 수사검사 선정에 직접 관여하고 철저한 수사를 수차 밝혔음에도, 야권 정치인 및 검사 비위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비위 사실을 보고받고도 여권 인사와는 달리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휘하지 아니하였다는 의혹 등 그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및 현재까지의 감찰조사 결과와 제기되는 비위 의혹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현재 진행 중인 감찰과 별도로 수사 주체와 방식을 검토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법무부 방침은 윤석열 총장이 전날 밤 라임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부지검에 '검사 비위 의혹' 부분을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지휘한 하루 뒤에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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