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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텔레비전에서 미소를 짓고 있던 얼굴들이 2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세종대왕상 앞 중앙광장에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녀 10명은 바람이 부는 날씨 속에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불과 며칠 전까지 MBC에서 근무하다가 해고된 ‘계약직 아나운서’들이다.
 이들은 “MBC가 계약직 아나운서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며 대량 해고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승호 사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이 MBC 정상화를 위해 내부 비정규직 문제를 시대적 요구에 걸맞게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거리로 나온 MBC계약직 아나운서들.


MBC는 지난 2016년, 2017년 신입 아나운서를 계약직으로 선발했다. 2012년 장기 파업 후 정규직 사원을 뽑지 않아, 1년 단위 계약직으로만 아나운서를 뽑은 것이다. 채용 자체는 정규직 전형과 동일한 과정이었다. 향후 이들을 정규직 아나운서로 전환·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2017 MBC 총파업 이후 사장이 교체되면서 사측의 정규직 전환 약속은 없던 일이 되었다. 최승호 MBC 신임사장은 임명 이후 “구체제에서 아나운서들을 탄압하고 내몰기 위해 계약직 아나운서들을 뽑았다”고 ‘물갈이’를 암시했다. 지난 2월 MBC는 5년 만에 신입사원 공채를 재개했다. 동시에 입사 1~2년이 지나지 않은 11명의 계약직 아나운서들은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MBC는 계약 해지를 앞두고 이들에게 2018 신입사원 공개채용과 동일한 절차에 따라 재시험을 요구했다. 총 11명 중에서 최종합격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원은 1명에 불과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사측의) 계약 기간은 사실상 형식에 불과했으며 회사는 채용공고에 명시한 바와 같이 정규직 전환을 수차례 약속한 바 있다”며 “노동자와 회사가 합의 아래 기간제 근로에 동의하여 ‘계약만료’된 것이 아닌 사실상의 ‘해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계약직 아나운서 대량 해고 사태는 공영 방송 문화방송이 그러한 의무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아나운서들은 “그동안 MBC 정상화를 바라면서도 선배들의 자리를 빼앗은 ‘적폐 세력’으로 낙인 찍혀야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결국 계약직 아나운서들은 지난 1월 MBC 사내 게시판에 파업을 마치고 복귀한 선배들을 위한 사죄의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한 참가자는 “예능·드라마 조연출 직군은 절반 이상이 정규직 전환이 됐지만 유독 아나운서 직군에서 11명중에 단 1 명만 채용이 됐다. 우리가 ‘적폐’라서 11명 중에 1명만 정규직이 됐는지 대답이 듣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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