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85)가 암투병 중이다. 본인 얘기대로 하면 “친병 중”이다. 7일 중앙일보 인터뷰에 따르면 이 교수는 현대 의술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
“방사선 치료도, 항암 치료도 받지 않는다. 석 달 혹은 여섯 달마다 병원에 가서 건강 체크만 할 뿐”이라고 했다.
그는 ‘투병(鬪病)’이란 용어를 쓰지 않았다. 대신 ‘친병(親病)’이라고 불렀다. “의사가 ‘당신 암이야’ 이랬을 때 나는 받아들였다. 육체도 나의 일부니까. 그래서 암과 싸우는 대신 병을 관찰하며 친구로 지내고 있다” 고 했다.
“의사가 내게 ‘암입니다’라고 했을 때 ‘철렁’하는 느낌은 있었다. 그래도 경천동지할 소식은 아니었다. 나는 절망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죽음을 생각할 때 삶이 농밀해진다”고 웃었다.

그는 자신보다 먼저 먼 길을 간 딸 이민아 목사에 대해 “암이라는 말을 듣고 우리 딸도 당황하지 않았다. 의사는 ‘수술하면 1년, 안 하면 석 달’이라고 했다. 딸은 웃었다. ‘석 달이나 1년이나’라며 수술 없이 암을 받아들였다”라고 했다. 이어 “그때부터 딸은 책을 두 권 쓰고, 마지막 순간까지 강연했다. 딸에게는 죽음보다 더 높고 큰 비전이 있었다. 그런 비전이 암을, 죽음을 뛰어넘게 했다”라고 말했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와 결혼한 바 있는 이 목사는 위암으로 향년 53세에 사망했다. 김 전 대표는 폐암 4기 선고를 받았지만 신약을 투약해 이겨냈다고 한다.
이어령 교수는 향후 계획에 대해 “인간이 죽기 직전에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유언이다. 나의 유산이라면 땅이나 돈이 아니다. 머리와 가슴에 묻어두었던 생각이다. 내게 남은 시간 동안 유언 같은 책을 완성하고 싶다” 고 밝혔다.
문화부장관을 역임한 이어령 교수는 "호칭을 장관으로 하지 말아 달라. 그냥 글 쓰는 사람으로 살다 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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